울산의 대표축제인 공업축제가 또다시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지방권력이 바뀔 때마다 폐지와 부활을 반복해온 이 축제의 부침은 이제 단순한 문화행사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울산이 스스로의 역사와 정체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기준으로 대표축제를 선택할 것인가에 답이 있다. 좋든 싫든 처용문화제는 30년 넘게 울산을 대표해온 처용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처용무와 처용암, 개운포 등 설화적·역사적 기반을 갖고 있고 관용과 치유, 벽사와 공동체라는 다양한 문화적 해석도 가능하다. 지역의 뿌리와 상징성을 따진다면 처용문화제가 울산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축제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반면 공업축제는 울산의 산업화 역사와 공동체 정신, 산업도시의 자긍심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결국 두 축제는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울산이라는 도시의 두 얼굴을 각각 보여주는 자산에 가깝다.
그런데도 울산의 대표축제는 늘 정치와 논란의 한복판에서 흔들려 왔다. 처용문화제는 무속 논란과 콘텐츠 부족, 정체성 시비로 시련을 겪었고, 공업축제는 정권 교체와 함께 폐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처럼 광역지자체 대표축제가 지방권력의 성향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시민에게 피로감을 주고 도시 브랜드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표축제는 행정 수장의 취향이나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갈아치울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육성하고 축적해야 할 도시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제 울산은 선택의 기준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대표축제를 하나만 남길 것인지 처용과 공업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지역 대표성과 확장성, 시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지속성과 완성도다. 축제가 매번 간판만 바꾸는 소모적 논쟁에 머문다면 어느 쪽도 제대로 뿌리내릴 수 없다. 울산 대표축제의 미래는 도시의 철학이 결정해야 한다. 울산이 산업도시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뿌리를 함께 품은 도시라면 이제는 그 정체성을 정치가 아니라 문화의 논리로 풀어낼 때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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