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허영심에 호소하는 세계적 현실 반영”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영토 할양을 요구하는 자국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일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니랜드’로 명명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협상 관계자 4명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도니랜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도널드’와 ‘땅’을 뜻하는 영어 단어 ‘랜드’를 합친 표현이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를 이용해 초록색과 금색의 도니랜드 국기와 국가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측이 이를 실제로 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도니랜드는 돈바스 서부에 있는 길이 약 80㎞, 너비 약 64㎞ 규모의 지역이다. 최전선과 인접해 주요 도로에 러시아 무인기(드론) 공격을 막는 차단막이 설치돼 있을 만큼 위험지대다. ‘디즈니랜드’를 연상시키는 이 명칭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러시아의 영토 요구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더 강경하게 대응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도니랜드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도 완전히 통제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으로 브랜드화되는 지역”으로 구상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건물과 프로젝트에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온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공공시설과 사업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왔다. 워싱턴의 공연예술시설 케네디센터는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됐고, 신형 해군 전함 계획에도 ‘트럼프급 전함’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정부 운영 의약품 판매 사이트는 ‘트럼프Rx’, 신생아 지원 금융 계좌는 ‘트럼프 계좌’로 명명됐다.
NYT는 도니랜드 명명 제안이 “각국 정부가 미국의 힘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에 호소하는 세계적 현실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양국을 연결하는 운송로를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루트’로 명명한 바 있다.
그러나 도니랜드를 내세운 우크라이나의 전략은 “아직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니랜드는 협상 과정에서 계속 언급됐지만, 공식 문서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니랜드 관리 주체로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국제기구 ‘평화위원회’가 검토됐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아직 이 기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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