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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리도 은마처럼”…재건축 ‘뉴노멀’ 된 쾌속심사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40여 일 만에 인가를 받으면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사업 기간 단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통합심의를 마친 단지들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서두르면서 자치구를 대상으로 빠른 인허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대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9월께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위한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혜진 기자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40여 일 만에 인가를 받으면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사업 기간 단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통합심의를 마친 단지들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서두르면서 자치구를 대상으로 빠른 인허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서울시는 물론 각 자치구들도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주거 안정을 위해 정비사업 속도전을 펼치고 있어 인허가 쾌속 심사가 뉴노멀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시 통합심의 의결 사항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재건축 통합심의를 통과한 단지는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신반포2차, 반포미도1차, 압구정2구역, 잠실우성1·2·3차 등 15곳이다. 은마아파트는 2월 통합심의를 통과한 뒤 5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했고 이달 초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통상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부터 통합심의 통과까지는 280일가량 소요되는데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정비계획 변경 결정 고시 이후 올해 2월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서울시가 내건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방침의 대표 사례가 됐다.

2021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사업시행계획서의 제출이 있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해 사업시행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과거에는 해당 규정이 지켜지기 어려웠지만 서울시의 정비사업 속도전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장 기대감이 커진 곳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다. 시범아파트는 3월 말 은마아파트보다 앞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내년 말 이주가 가능할지 반신반의했는데 은마아파트처럼 빠르게 진행되면 내년 말 이주 개시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시범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사례는 강남구와 서울시가 협조가 잘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자치구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경. 서울경제DB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역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조합은 오는 9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위한 총회를 연 뒤 곧바로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은마가 비교 대상이 되면서 조합원들로부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이 많다”면서 “조합으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송파구 방이동 대림아파트(대림가락)도 이르면 9월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위한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5월 통합심의를 통과한 송파구 잠실동 우성1·2·3차도 사업시행계획인가 준비에 한창이다. 조합은 오는 10월 총회를 거쳐 11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강남구처럼 송파구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사업 추진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재건축 지연 단지가 속도를 내는 것 자체가 다른 단지에 자극이 될 수 있다”며 “은마는 서울시가 정비사업 전반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짚었다.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 주재로 열린 특별공정촉진회의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이러한 움직임에 각 자치구들도 적극 화답하고 있다. 서울시는 민선 9기 들어 공급 확대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정비사업 인허가를 앞당기고 자치구별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자치구 정비사업 종합평가를 도입할 방침이다. 자치구들은 재건축 신속추진단을 운영하거나 전담 조직을 강화해 조합과 수시로 협의하며 인허가 과정의 쟁점을 사전에 조율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요즘 조합 관계자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왜 은마처럼 빨리 안 되느냐’는 것”이라며 “정비사업 신속 추진이 화두”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10일 열린 특별공정촉진회의에서도 각 구청 담당자 사이에 은마 사례가 화제였다”며 “자치구별로 서로 노하우를 묻고 공유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업시행계획인가가 곧바로 공급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이주까지의 절차에 대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이 동시에 추진되면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시기 조정과 비아파트 공급 등 이주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로 사업 지연이 발생하는 만큼 이주비 대출과 공사비 부담에 대해서도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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