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프랑스에서 열린 G7 회의에 이재명 대통령이 초청받아 다녀왔다. 그러나 한국은 G7 회원국이 아니다. 초청받아야만 참석할 수 있는 국가다. 회의에는 참석할 수 있지만 의사 결정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초청 여부 자체가 개최국의 판단에 달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22년 G7 독일 정상회의와 2024년 G7 이탈리아 정상회의에는 초청받지 못했다. 초청받아서 함께 사진은 찍을 수 있지만 핵심 논의는 여전히 원래의 7개 회원국이 한다는 점에서 초청 손님의 한계는 분명 있었다.
G7은 세계 7대 선진국 협의체다. 현재 회원국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로 되어 있다. 지구상에 200여 개국이 있는데 여기 끼어야 비로소 위상이 돋보이는 것이다. G7은 원래 G6로 시작했다가 캐나다가 합류하여 G7이 되었고, 한때 러시아가 참여하여 G8인 적도 있었다.
G7은 엄격한 가입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 규모, 산업화 수준, 민주주의 체제, 국제적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형성된 정치 경제 협의체다.
대한민국은 G7 국가 중 인구가 캐나다보다 많고, 경제 규모도 캐나다, 이탈리아에 근접한다. 1인당 GDP도 일본과 비슷하거나 일부 통계에서는 앞선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 경제력이 좀 좋아졌다고 무조건 자격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외교적, 정치적 배경이 인정받을 만해야 한다. 다음 G7 회의는 2027년 미국이 의장국이 된다. 각국이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맡는다. 2027년에 미국이 의장국으로서 한국을 추천하고 일본이 동의해 주면 다른 나라에서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그간 일본이 아시아에서 유일한 회원국이라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일본은 한국이 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일 관계가 비교적 좋은 편이라 일본이 추천하여 같이 하게 되면 여러모로 좋다.
지금 우리나라는 반도체, 조선, 차량, 가전, 배터리, 방산, 등 수출도 괄목할 만한 강국이며, K-문화, 등으로도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자격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미 초청국으로 몇 번 참석한 바가 있다.
G7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안보적인 이유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 우리가 G7과 함께 있다면 그것도 든든한 뒷배가 된다. 학창 시절에 덩치 크고 싸움 잘하는 친구와 친하게 지내면 다른 아이들이 못 건드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덜 알려진 개발도상국 이미지 때문에 손해 보던 것들도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수도 있다. 88서울올림픽 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기껏해야 한국전쟁이나 기억하고 있는 정도였다.
1996년 프랑스의 국영 가전기업인 '톰슨 멀티미디어'를 우리나라 대우기업이 인수하기로 잠정 결정되어 있었다. 단돈 1프랑에 지분을 넘겨받는 대신 톰슨이 지고 있던 140억 프랑의 막대한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정계, 노조, 언론이 일제히 들고일어났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한국 기업에 자기네 대표 기업을 넘긴다는 것은 수치라는 자존심과 민족주의적 반발 때문이었다. 결국 프랑스 정부는 정치적 압박에 굴복하고 대우기업에 넘기는 것을 전격 철회했다. 이때 우리도 무척 자존심 상했다.
지금이라면 상황이 좀 달라졌을 것 같다. 그만큼 그동안 우리도 매우 컸다.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다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하면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G7에 붙어 우리도 한자리 끼어야 국가적 위상이 높아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 사이가 좋은 편이므로 이 기회에 총력외교로 G8자리를 꿰차야 한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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