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김혜수
상류층 진입한 인플루언서 役
“최근 본 대본 중 가장 유니크”
데뷔 41년 차인 배우 김혜수는 “아직도 연기가 어렵다”며 매사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썅으로 시작해 썅으로 끝나죠.”
배우 김혜수는 신작 속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명료하게 표현했다. 특유의 ‘코 찡긋’ 웃음도 곁들이며 말했다. 욕설 표현에도 고급스러움을 한 스푼 넣는 연기, 어느덧 탄생 20주년을 맞은 영화 ‘타짜’ 속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대사로 ‘우아함을 곁들인 천박함’을 웅변했던 김혜수. 그가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지금 불륜) 속 경희로 또 한 번 대담한 변신을 꾀한다.
경희는 100만 팔로어를 확보한 인플루언서다. 아등바등 살며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예쁜 포장지’ 같은 삶을 꾸렸다. ‘지금 불륜’은 그런 경희 부부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지난 13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는 “경희는 외향적 성공이 중요한데, 어렵게 진입한 상류층의 삶에서 다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은 인물”이라며 “그 성공 뒤에는 불안과 모순이 있다. 거기서 오는 균열과 그로 인해 드러나는 민낯이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돈을 버는 경희는 항상 화려하다. 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도 “역대급 착장 패션”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와 동일한 의상까지 소화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김혜수의 입에서는, 아니 경희의 입에서는 수시로 욕설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런 소위 ‘깨는 모습’이 이 드라마의 포인트다. 그는 “욕설은 거친 감정의 표현”이라면서 “빗물이 새는 열악한 옥탑방 시절을 딛고 살아온 경희가 어떤 상황을 돌파해야 할 때 ‘썅’을 습관처럼 내뱉는다. 이는 일종의 자기 다짐”이라고 말했다.
김혜수는 40년 가까이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대중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조금씩 연예인들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그래서 김혜수가 연기하는 인플루언서의 모습이 몹시 궁금했다. 둘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김혜수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모두 대중의 사랑과 지지를 기반으로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도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 우선이고 그로 인해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경희도 인테리어 사업가라는 직업이 있지만 그보다는 대중의 관심을 받고 영향력을 끼치길 원한다는 점에서 목적성이 다른 것 같다”는 소신을 밝혔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그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의 눈을 바라보고 대화를 이어가고, 에두르지 않고 질문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가 20대 때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김혜수 플러스 유’를 진행하고, 30대 때 시사 프로그램 ‘김혜수의 W’의 MC로 나설 수 있었던 이유다. 다시금 그런 프로그램을 맡을 의향을 묻자 그는 “저는 좋은 기억에는 무언가를 덧대거나 손대지 않는다”면서 “언젠가 다시 무언가가 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제게 너무 소중했던 기억을 그냥 그 자체로 갖고 싶다”며 빙그레 웃었다.
‘지금 불륜’은 정은경·박수린 작가가 10년 전부터 김혜수를 염두에 두고 써내려간 시나리오가 모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수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최근 본 대본 중에서도 가장 유니크하고 재미있었다. 제목을 보자마자 ‘너 이래도 안 볼 거야?’라고 말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불륜보다 더 큰 문제는 무엇일까? 그 답은 ‘지금 불륜’을 직접 보고 확인하길 권한다. 현재 5부까지 공개됐으며, 총 8부작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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