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요즘 디카시 사용법

디카시(Dica-Poem)라는 시의 장르가 있다. 카메라와 시의 합성어인데 사진과 시를 결합한 시의 형태이다. 2004년 처음 등장했고 디지털 시대 새로운 문학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디카시연구소라는 학술 단체는 디카시의 학술적 연구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요즘 디카시 사용법

[충청광장] 이재훈 시인·건양대 교수

디카시(Dica-Poem)라는 시의 장르가 있다. 카메라와 시의 합성어인데 사진과 시를 결합한 시의 형태이다. 2004년 처음 등장했고 디지털 시대 새로운 문학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디카시연구소라는 학술 단체는 디카시의 학술적 연구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국제디카시학회(IADS)라는 학회를 발족했다. 대학교수와 작가, 시인 등 110여명이 창립회원으로 출발한다. 국내뿐 아니라 슬로베니아,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인도 등 7개국 해외 연구자들도 함께 참여하여 글로벌 학술 네트워크의 면모도 갖추었다. 지금까지 디카시는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문학용어 등재, 중·고등학교 교과서 수록, 국내외 공모전 개최, 대학 및 대학원 관련 학과 개설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디카시가 ‘K-리터러쳐’로 불린다. 시를 잘 모르는 독자들과 학생들도 누구나 디카시를 즐길 수 있고 쓸 수 있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다. 스마트폰과 펜만 있으면 준비는 끝이다. 각자의 스마트폰에는 수백 장 수천 장의 사진이 들어 있다. 풍경, 일상, 음식, 사람 등 우리 삶의 모든 부분들이 스마트폰 갤러리에 저장되어 있다. 디카시는 스마트폰과 같은 일상의 사진과 5줄 이내의 시를 결합한 시의 형태이다.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고르고, 사진을 통해 생각하고, 이를 5행의 문장으로 옮기는 일이 디카시를 창작하는 행위이다. 쉽고 재밌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물론 많은 시인들도 현재 디카시를 창작하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 교양 수업을 할 때 디카시 쓰기를 한다. 그냥 시 창작을 하려면 진입 장벽이 높다. 시가 무엇인지는 알지만 시를 쓰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카시는 진입장벽이 낮다. 시를 잘 모르는 학생들도, 시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학생들도 누구나 쓸 수 있다. 먼저 디카시의 개념을 잘 전달해주고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직접 찍은 사진 한 장을 업로드하고 디카시를 5행 이내로 쓰시오.”라고 실습과제를 낸다. 덧붙여 이 사진을 선택하게 된 사연과 디카시를 창작한 소감 등을 쓰게 한다.

그러면 정말 재밌고 참신한 디카시들을 많이 창작한다. 각종 여행지의 추억, 가족이나 반려동물, 편의점과 같은 일상, 맛있는 음식, 대학생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강의실과 실습실, 친구들과 찍은 추억 등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흘러나온다. 학생들은 디카시를 발표하고, 작품들을 모아 동영상으로 만들어 온라인 감상회를 열기도 했다. 디카시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된다. 또한 디카시를 창작했다는 성취의 기쁨을 주기도 한다. 디카시를 쓰는 시간은 온전히 순수한 자아를 찾아 생각하는 시간일 것이다.

텍스트힙(Text-Hip)이 유행이다. 책을 읽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행위가 젊은 세대들에게 멋지고 근사한 취향이 되었다. 숏폼 같은 시에 빠진 2030세대들이 많다고 한다. 시는 MZ세대들에게 활자로 된 ‘숏폼’과 같다는 것이다. 시는 짧은 호흡으로 읽고 공유할 수 있는 장르기 때문에 호응을 얻는다. 누구에게는 한 편의 시가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시를 읽는 사람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근사해질 것이다. 쉽고 재밌는 디카시 쓰기 같은 방법도 있으니 한번쯤 도전해 봐도 좋을 듯 싶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