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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외국인 1분기 50조원 '셀 코리아', 복귀 시점은 안갯속

터보퀀트 기술이 알려진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단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조5243억원, 3조7671억원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하면서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의 기계적...

외국인 1분기 50조원 '셀 코리아', 복귀 시점은 안갯속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거진 불확실성이 금리·환율 등을 자극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기간에 외국인 수급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던 주식시장이 상승 동력을 잃고 또다시 박스권에 갇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마지막 거래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55조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1월 7477억원 순매수, 2월 19조8642억원 순매도, 3월 35조7103억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피 시장만 따로 놓고 보면 1월 1186억원 순매수, 2월 21조731억원 순매도, 3월 35조8803억원 순매도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외국인 순매도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3월 한 달간 외국인은 3 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이후부터는 9 거래일 연속 조 단위 규모의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 불확실성에 위험자산 줄이는 외국인

1~3월 월간 코스피 지수 흐름과 외국인 수급 환경을 보면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커질수록 코스피 지수에도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유지했던 1월에는 23.97%나 급등했고 2월에는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개인과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19.52%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 들어서는 외국인 매도 규모가 2월보다 더 커지고 기관까지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20% 넘게 하락했다.

특히 3월부터 외국인의 매도 경향이 앞선 1~2월과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초 코스피 상승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물량은 차익실현 성격이 컸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 전체 주식 수 대비 외국인 보유 주식수 비율은 1월 초 19.07%대에서 2월 20일에는 19.39%까지 증가했다.

반면 3월 들어서는 보유 주식수가 점차 줄어들어 약 18.7% 수준으로 하락했다. 본격적으로 보유 물량을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3월 들어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되고 있는 영향이다.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피크아웃) 우려에 불을 지핀 것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로 이어졌다. 터보퀀트 기술이 알려진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단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조5243억원, 3조7671억원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하면서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의 기계적 매도 물량까지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420원대에서 이날 1530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를 떠난 외국인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과 달리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뚜렷한 자금 유입이 관찰된다. 지난 2월 외국인은 상장채권 10조6910억원을 순매수해 만기상환 분을 제외하고도 총 7조4320억원의 순투자를 기록했다. 채권의 경우 4개월 연속 순투자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외국인의 장외시장에서 국채 순매수 규모는 6조3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불확실성이 큰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인 이자 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는 국채 중심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자산 리밸런싱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장을 빠져나간 나머지 유동성은 안전자산 중에서도 달러화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말 96p선이었던 달러인덱스는 3월 들어 100p를 돌파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국제금 가격은 오히려 1월 말 트로이온스당 5350달러를 돌파한 이후 현재 455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 녹록지 않은 외국인 귀환…WGBI 편입으로 환율 안정될까

외국인 수급 환경이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외국인이 다시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결국 중동 전쟁이 끝나고 치솟았던 유가의 하향 안정화와 이에 따른 물가 안정, 금리 인상 우려 완화,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데다, 전쟁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에너지 시설 피해로 전쟁 이전의 유가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위험자산 투자 심리 회복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도체 업종에 대한 의구심 해소가 필요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반도체 업종의 투심 회복이 증시 전반의 분위기와 직결된다. 터보퀀트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쇼크가 과도했다는 시장의 분위기가 형성되면 외국인 투자자금도 다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의 귀환이 단기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장의 눈은 4월 WGBI 편입에 따른 효과로 쏠리고 있다. WGBI 편입 효과로 대규모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된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기계적인 매도세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4월 편입 예정인 WGBI 효과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에서는 WGBI 편입으로 70조~90조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4월에는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여서 WGBI 편입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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