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는 지난 26일 완도군수 후보자 토론회를 생중계했다. 더불어민주당 우홍섭 후보가 주도권 토론 과정에서 준비한 자료를 찾지 못해 당황해 하고 있다. 목포MBC 유튜브 캡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 완도군수 선거가 후보 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TV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홍섭 후보가 약 30초 동안 질문을 하지 못한 장면이 확산하면서 후보 역량과 공천 과정 등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31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논란의 장면은 지난 26일 목포MBC가 주관한 완도군수 후보 토론회에서 나왔다. 주도권 토론 시간에 우 후보는 상대인 무소속 김신 후보에게 질문해야 했지만 준비한 원고를 찾지 못한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사회자가 “시간이 가고 있다”, “질문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침묵은 이어졌다.
침묵이 부른 자질 시비
해당 영상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유권자들은 “토론회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완도군민 정모씨는 “후보 토론회는 유권자가 후보의 역량과 정책을 검증하는 자리”라며 “이번 장면을 보며 후보 준비 정도에 아쉬움을 느꼈다. 지금 완도군정에는 발전 정책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추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우 후보와 김 후보가 맞붙는 초접전 구도다. 최근 지역 언론사가 지난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49.7%, 우 후보는 45.7%를 기록해 오차범위(±4.4%포인트) 안 접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 정청래 당대표와 박지원 의원,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 등을 완도에 투입해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
우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남도 해양수산정책팀장과 사회복지과장, 신안군 해양수산과장, 진도군 부군수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가 첫 정치 도전이다. 행정 전문성을 앞세워온 후보가 토론회에서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신 후보 측은 후보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후보 측은 “토론회는 후보 역량을 검증하는 자리”라며 “이번 장면이 민주당 공천 과정과 후보 역량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우 후보 측은 “주도권 토론 과정에서 자료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며 “선거가 끝나면 모두가 다시 완도군민이다. 군민 삶을 개선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0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와 우홍섭 전남 완도군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 만능주의의 단면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을 특정 후보 개인의 실수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광주·전남은 오랫동안 민주당이 강세를 유지해온 지역이다. 선거 경쟁이 본선보다 공천 과정에 집중되면서 후보 검증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광주시장과 5개 자치구청장, 시·도의원 선거 상당수에서 민주당 공천 여부가 사실상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3곳 무투표 당선 선거구 가운데 2곳이 광주에서 나왔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거론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공천이 사실상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정당과 후보, 유권자 모두 검증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이번 논란 역시 지역 정치의 경쟁 구조와 후보 검증 문제를 다시 짚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진보당 전남도당이 내건 현수막. 진보당 전남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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