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오픈AI가 미국과 영국에 이어 노르웨이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해당 인프라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임대해 활용하기로 하면서, 초대형 AI 인프라 주도권이 다시 MS 쪽으로 기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AI 클라우드 스타트업 엔스케일은 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북부 나르비크에 건설 중인 230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를 MS에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 3만 개 이상이 도입될 예정이다.
당초 이 데이터센터는 오픈AI가 ‘스타게이트 노르웨이’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초기 수요자 협상을 진행하던 시설이었다. 그러나 최종 계약 단계에서 오픈AI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MS가 해당 용량을 확보하게 됐다.
텍사스·영국 이어 노르웨이까지…연이은 후퇴
오픈AI의 인프라 전략 수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앞서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던 미국 텍사스 애빌린 소재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철회했다. 영국에서 추진되던 ‘스타게이트 UK’ 프로젝트 역시 에너지 비용 상승과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잠정 중단된 상태다.
노르웨이 나르비크, 미국 텍사스, 영국을 연결하는 ‘스타게이트 삼각 거점’ 구상이 사실상 재조정 국면에 들어간 셈이다.
특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핵심 인력 일부가 최근 회사를 떠나 메타의 AI 인프라 조직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동력 약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직접 구축보다 애저 임대가 효율적”
오픈AI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철수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노르웨이 프로젝트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며, MS의 ‘애저(Azure)’ 클라우드를 통해 연산 자원을 임대하는 방식이 더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대신, 파트너의 인프라를 활용해 필요한 연산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비용과 리스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나르비크는 풍부한 수력 및 재생에너지와 낮은 기온을 갖춘 지역으로, 전력 비용과 냉각 효율이 중요한 AI 데이터센터 입지로 주목받아 왔다. 이러한 전략적 거점을 MS가 확보하게 되면서 북유럽 내 AI 인프라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IPO 앞둔 재무 전략 조정?
업계에서는 오픈AI의 잇단 인프라 투자 축소 배경에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재무 전략이 깔려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는 부지 확보, 전력 인프라, 냉각 설비, GPU 도입 등 초기 자본 지출이 막대하다. 이러한 설비투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 역시 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픈AI 또한 연내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과 현금 흐름 관리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산업을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AI 기업이 모델 경쟁력과 인프라 주도권을 동시에 확보하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며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는 자산을 직접 보유하기보다 파트너 인프라를 활용하는 ‘경량화 전략’이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MS는 북유럽 AI 거점 확대
반면 MS는 이번 계약으로 북유럽에 또 하나의 초대형 AI 연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MS는 이미 엔스케일과 재생에너지 기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임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나르비크 데이터센터는 애저 클라우드에 통합돼 유럽 전역의 AI 수요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대규모 GPU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MS는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기업과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오픈AI를 비롯한 대형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행보는 직접 건설 중심 전략에서 파트너십 기반의 유연한 확장 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델 고도화와 연산 수요 확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프라를 누가 소유하고 누가 통제할 것인지는 AI 산업의 핵심 경쟁 요소다. 오픈AI의 선택은 재무적 안정성과 전략적 유연성을 택한 결정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인프라 주도권을 MS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노르웨이 계약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임대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