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대전오월드를 탈출한 뒤 CCTV에 찍힌 늑구의 모습. 대전소방본부 제공
대전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에 대한 수색이 장기전에 접어들었다. 관계당국이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수색을 펼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늑구는 지난 9일 새벽 1시 30분경 오월드 동물병원 인근에서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사흘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수색 작업이 길어짐에 따라 관계당국은 지난 11일부터 수색 범위를 반경 6㎞ 범위로 넓히고 야간 열화상 드론도 5대에서 10대로 확대했지만 유의미한 추적에는 실패했다. 열화상 카메라에도 늑구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는 데는 땅굴을 파는 늑대의 습성과 침엽수림이라는 지형적 특성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팀 역시 늑구가 땅을 파고 숨어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오월드에 따르면 이전에도 늑대가 사육장 안에서 굴을 만들어 빠져나오지 않아 사육사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수색팀 관계자는 “늑구가 굴에 들어가 있다면 발견하기 어렵고 침엽수도 열화상 포착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지난 10일까지 세찬 비가 내려 한동안 드론 운용에 장애가 생겼고 냄새와 발자국 등 흔적도 지워져 수색견을 통한 추적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탈출이 장기화할수록 늑구가 야산에서 폐사할 위험이 커진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무리지어 생활하는 늑대 특성상 홀로 떨어진 늑구가 패닉 상태에 빠져있을 수도 있으며 인공 포육으로 자란 개체인 만큼 사냥 능력이 떨어져 굶주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면 생존 능력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시간이 지체될수록 늑구의 생존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경석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물만 마신다면 약 2주간 생존할 수 있지만 먹이 섭취가 없으면 폐사 위험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색 첫날 소방당국을 통해 공개됐던 오월드네거리 사진은 인공지능(AI) 조작 사진으로 확인됐다. 주말 사이에도 늑구 발견과 관련된 신고가 이어졌지만 모두 허위·오인신고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1일에는 ‘늑대 사체가 있다’라는 내용도 포함한 7건의 신고가 들어왔으며 12일 오전에도 복수동과 문화동 등에서 늑대 발견 신고가 3건 접수됐지만 다른 야생동물로 확인되는 등 오인신고로 밝혀졌다. AI 합성·조작과 오인신고 등으로 수색에 혼선이 빚어지자 관계당국은 시민 협조를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제보를 위한 늑구 사진 공개의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AI를 활용한 조작·악용 사례가 발생할 시 수색 현장에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어 비공개를 결정했다. 현재 온라인상에도 조작된 사진이 다수 유포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조현재 기자 chohj05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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