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하늘별은 도민…삶이 곧 제주의 지도”
칠성로·원도심, 글로컬 콘텐츠 르네상스 거점 구상
“비방 아닌 정책 경쟁으로 심판받겠다” 경선 다짐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5일 제주칠성로상점거리에서 2026년 6·3 지방선거 출마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주도민일보 우종희 기자]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5일 제주시 칠성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6월 치러지는 제주도지사 선거에 재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제주의 가장 오래된 거리 중 하나인 칠성로로 공간을 택한 그는 “탐라인들이 별을 따라 길을 냈듯, 도민과 함께 제주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며 “제주의 변화를 완성할 ‘완성의 4년’을 허락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 지사는 먼저 4년 전 제주의 상황을 “팬데믹과 오폐수·쓰레기 대란, 부동산 광풍이 한꺼번에 덮친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 8천500억 원을 신속 집행해 무너지는 민생의 둑을 막고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비 2조 원 시대를 열었다”며 “지역화폐 ‘탐나는전’ 1조5000억 원 발행으로 골목상권 숨통을 틔우는 데 주력했다”고 지난 4년을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세계경제 저성장과 국제정세 불안, 기후위기와 인구 소멸을 거론하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문명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도민과 함께라면 어떤 거친 풍랑도 두렵지 않다”며 “제주의 내일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달라”고 거듭 말했다.
향후 도정 운영 방향과 관련해 오 지사는 복지·에너지·산업·문화·자치 등 다섯 축으로 구성된 비전을 제시했다.
우선 ‘모든 삶을 보듬는 복지 기본사회 제주’를 내세우며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가치통합돌봄, 건강주치의 제도를 제주에서 가장 먼저 실현해 ‘애기 구덕에서 무덤까지’ 빈틈없는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서는 ‘바람과 햇살이 흐르는 녹색문명 도시’를 표방하며 “전기 히트펌프 보급, 그린수소 경제성 확보, 산업시설 RE100 전환,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통해 자연이 곧 경제가 되는 에너지 기본소득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청년의 꿈이 싹트는 산업경제 혁신 제주’를 제시했다. 그는 “1차 산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고, 관광산업을 자연과 혁신기술이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며 “우주·에너지 등 첨단산업 생태계를 뿌리내려 청년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마음껏 경작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콘텐츠 비전으로는 ‘제주다움이 빛나는 글로컬 콘텐츠 르네상스 제주’를 선언했다. 오 지사는 “1만8000 신들의 이야기, 해녀의 숨비소리, 제주어, 탐라국 역사는 대체 불가능한 제주의 보물”이라며 “제주 고유의 역사·문화에 창의적 숨결을 불어넣어 K-컬처를 넘어 로컬의 새로운 물결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칠성로를 비롯한 도심 상권을 “문화 르네상스를 이끄는 핵심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정치·행정 비전으로는 ‘진짜 자치로 가는 연방도시 제주’를 내걸었다. 오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이 지났지만 이제 강원·전북·세종 등도 특별자치도로 지정되면서 특별함이 평준화되고 있다”며 “포괄적 권한 이양 등을 통해 연방에 준하는 권한을 보장받는 ‘연방자치도’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5일 제주칠성로상점거리에서 2026년 6·3 지방선거 출마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수많은 인파가 이를 보기 위해 운집했다.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그는 “연방은 최고 수준의 분권, 즉 스테이트 국가 수준의 자치를 의미한다”며 “향후 공약 제시 과정에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초자치단체 설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2026년에는 실행하지 못했지만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되면서 다음 선거에서 반영될 수 있는 틀을 만든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평가에서 하위 20% 평가를 받아 감점을 받은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오 지사는 “그 20% 감점이 제주도민과 제주도정에 대한 중앙당의 정당한 평가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응급의료 혁신 체계는 민주당의 최우수 정책으로 평가받았고 제주 최초의 청소년 무료버스 정책은 광역 단위에서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정책으로 청소년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1차 산업 5조 원 시대를 연 것도 생산자 단체와 농업인, 도민이 함께 이룬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민과 충분히 성과와 부족함을 공유할 수 있다면 경선에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거전이 네거티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에는 “현직 도지사로서 선거운동 방식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만큼 당분간 도정 수행과 민선 8기 성공을 위해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후보 등록 이후에는 후보들끼리 정책 토론과 정책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약하고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방이 아니라 정책으로 평가받는 선거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간의 정책은 도민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선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적극 홍보하는 과정에서 인식이 개선되는 효과가 각종 데이터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우주산업, 재생에너지 전환 등도 먼 미래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과제로서 도민이 더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끝으로 “제주의 하늘에는 언제나 별이 있고, 저에게는 도민 한 분 한 분이 바로 그 빛나는 별”이라며 “도민이라는 별을 이정표 삼아 새로운 제주의 항로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를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닌 시대의 선도, 정부에 호소하는 구걸이 아닌 당당한 권리, 남들이 닦아놓은 길을 뒤따르는 것이 아닌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로 이끌겠다”며 “제주의 꿈이 완성되는 날은 곧 대한민국의 미래가 완성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재선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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