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기술 경쟁 넘어 산업 구조 개편해야
기술 확산 위한 ‘하나의 생태계’ 필요
산업간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이 핵심
인재 확보 ‘패키지 정책’도 고민해야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첨단 전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이상 개별 기술이 아닌 첨단 산업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업 간 연계성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하나의 생태계 구축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기술 기반은 이미 충분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문제는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구조 설계”라고 짚었다.
전통 제조업의 인공지능(AI) 전환 역시 개별 산업의 분절적 대응이 아닌 유기적 연결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의원은 “산업 간 연결된 환경을 구축해야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신속한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또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기술을 빠르게 검증하고 확산시키는 구조가 형성 돼있다”며 “기술이 개발되면 실증과 시장 적용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이 다시 산업 경쟁력으로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자원·인재·국가투자·내수시장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결합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도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구조 경쟁의 관점에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오 의원은 산업 생태계 구축의 핵심 요소로 ‘데이터 공유’를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는 데이터의 생성과 축적, 그리고 활용이 기업 단위로 분절돼 있어 산업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데이터 표준화와 플랫폼 구축, 산업 간 연계를 통해 데이터가 실제로 공유되고 활용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를 공유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이 사업화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지적했다. 오 의원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술이 검증되더라도 이후 법령 정비가 지연되면서 시장 진입이 막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실증에서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제도적 연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 의원은 이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실험’ 단계에서 ‘시장 진입’까지 확장하는 내용의 ‘산업융합 촉진법 개정안’을 지난달 대표발의했다.
인재 문제 역시 산업 경쟁력 제고의 핵심 열쇠로 꼽았다. 오 의원은 “R&D 인력 문제는 단순한 인재 양성이 아닌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적 과제”라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 국가들은 정주, 연구비, 가족 지원까지 포함한 패키지형 인재 유치 정책을 통해 인재를 산업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획일적 입시 중심의 인재 양성 구조를 개선하고, 연구자의 보상과 안정성을 높여 이공계 기피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해외 인재의 귀국을 유도할 수 있는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양한 형태의 혁신 기업이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도적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오 의원은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큰 환경 속에서 도전이 쉽지 않은 구조”라며 “개별 기업만을 지원하는 한계를 넘어 중소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정책을 통합해 설계하고, 산업 단위별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산자위원으로서 이달 16~18일 중국 상하이의 화웨이 롄추후 R&D센터, 로봇 업체 아지봇 등 중국의 첨단산업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인터뷰 전문]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휴머노이드 제조기업 ‘아지봇’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상하이=이승령 기자
-방중 기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오 의원=중국이 개별 기업의 기술 수준이 아니라, 산업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자동차, 인공지능, 로봇 산업은 더 이상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나의 생태계로 결합되어 있었고, 연구·개발된 기술이 실증을 거쳐 곧바로 시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였다.
이번 방문을 통해 확인한 것은 기술 격차라기보다 산업 구조와 제도의 차이였다. 결국 경쟁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산업 구조에서 결정되고 있으며, 중국은 AI·데이터·로봇·제조가 결합된 구조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기술 기반은 충분하지만,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구조 설계가 중요한 과제다.
-중국의 첨단 전략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이유는.
△중국의 경쟁력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산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구조다. 특히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해외 유학 인재의 귀국과 글로벌 인재 유치를 통해 산업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 차원의 투자와 정책 지원이 결합하면서 연구개발, 생산, 사업화가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다. 또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기술을 빠르게 검증하고 확산시키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기술이 개발되면 곧바로 실증과 시장 적용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이 다시 산업 경쟁력으로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다.
-우리 첨단 전략 산업의 인재 확보 전략은.
△오 의원=획일적 입시 중심의 인재 양성 구조를 개선하고, 연구자의 보상과 안정성을 높여 이공계 기피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R&D 인력 문제는 단순한 인재 양성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적 과제다.
우리나라는 적성과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입시 구조 속에서 우수 인재가 특정 직종으로 집중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연구자보다 고소득·고안정 직종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연구자의 보상·안정성 부족은 이공계 기피를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과 함께, 해외에서 활동하는 인재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주요 국가들은 정주·연구비·가족 지원까지 포함한 패키지형 인재 유치 정책을 통해 인재를 산업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도 연구자에 대한 보상과 업무 안정성을 높여 이공계 기피 구조를 바로잡는 한편, 해외 인재와 국내 인재의 귀국을 유도할 수 있는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오세희(왼쪽 첫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1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의료용 로봇 기업 ‘푸리에’에서 관게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상하이=이승령 기자
-첨단 전략 산업의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 중소·벤처기업을 포함한 안정적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은.
△오 의원=중소기업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와 산업 생태계의 문제다. 우리나라는 혁신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제도적 장벽과 시장 구조의 한계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고,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큰 환경 속에서 도전과 재도전이 쉽지 않은 구조가 형성돼 있다.
또한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속에서 기술 탈취와 불공정 거래 문제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중소기업의 혁신 유인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탈취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현재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과 복지 격차로 인해 우수 인력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구조도 지속되고 있다. 이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과 지역에서 혁신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핵심 요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 환경에서는 개별 기업 지원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중소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정책을 통합 설계하고, 개별 지원을 넘어 데이터·인력·기술이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 단위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오 의원=데이터 표준화와 플랫폼 구축, 산업 간 연계를 통해 데이터가 실제로 공유되고 활용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다. 기업과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제도적 기반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의무 부과보다는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기술이 실증을 넘어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술이 검증되더라도 이후 법령 정비가 지연되면서 시장 진입이 막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은 국내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 해외로 이전하는 선택을 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한다.
이에 ‘산업융합 촉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실험’ 단계에서 끝내지 않고 ‘시장 진입’까지 연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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