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합의서 ‘이란 편향’ 중재 우려…호르무즈 항로 협의에도 불만
한국·오만 등 동맹 향한 압박에…민주, ‘전쟁 권한 제한’ 또 꺼내
미국·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후속 협상 시한이 성과 없이 만료된 가운데 오만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오랜 우방이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두고 이란과 협상 중인 오만까지 폭격하겠다고 위협하자 민주당은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 제출을 예고했다.
폭스뉴스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인터뷰 도중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방해가 된다면 우리는 그들을 완전히 폭격할 것”이라고 욕설을 섞어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후 취재진이 ‘오만에 대한 인내심을 잃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매우 잘 행동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것들을 다뤄왔듯 오만도 매우 쉽게 다룰 것”이라고 답했다.
오만은 미·이란 전쟁 기간 중립을 유지하며 중재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마주한 오만은 전쟁 발발 직후 이란과 물밑 대화 채널을 구축했으며,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협상을 이어왔다. 오만은 미국의 우방국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발언이 미국의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한 협상력이 약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오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궁극적으로 좋은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은, 그가 자초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반영할 뿐”이라며 “그저 반사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며 이번엔 오만이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한 데 이어 오만을 공격했다는 점을 짚으며 “(전쟁을 끝내지 못하는 데 대한) 좌절감을 표출하고 우방들에 분풀이하며 외교정책 실패 사례를 쌓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은 “핵심 중재자 오만을 위협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며 “트럼프가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기 전까지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문제가 누적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 오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만이 이란에 더 유리한 방식으로 핵 합의를 중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미 당국자 사이에 퍼져 있으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을 두고 오만과 이란이 벌이는 협상이 결국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우방국까지 향하자 미국 정치권에선 대통령의 전쟁 권한 제한 범위를 대오만 군사행동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포착된다고 액시오스가 전했다.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다음달 대오만 전쟁 권한 제한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오만이 강력한 외교적 관계와 함께 FTA 관계로도 이어져 있다며 “권력에 취해 비틀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세계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로 카나 하원의원도 액시오스에 “우리는 나머지 192개 국가에 대해서도 ‘전쟁 권한 결의안’을 제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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