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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시그널] 왜 지금 미·중 정상회담인가…아시아 질서 재편의 기...

이미지=Korea IT Times AI Illustratio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14~15일... 재편될지를 가늠하게 하는 핵심 시그널이다. By 정연수 (코리아아이티타임즈/코리아IT타임스/koreaittimes/ittimes/Korea IT Times)

[오늘의 시그널] 왜 지금 미·중 정상회담인가…아시아 질서 재편의 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공급망, 대만, 글로벌 안보 현안을 둘러싼 전략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이미지=Korea IT Times AI Illustratio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15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17년 이후 약 9년 만이며, 올해 들어 가장 중요한 지정학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회담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미·중 기술·공급망 경쟁,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대만과 동북아 안보 재편이라는 복합적 질서 충돌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 흐름들이 하나의 협상 구도 안에서 맞물리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 지금은 상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구조에 들어와 있다. 미국은 달러 금융망, AI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지만 중국은 희토류 정제의 약 90%,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의 80% 이상, 배터리 핵심 소재와 제조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양국은 경쟁하면서도 서로의 시스템을 완전히 끊어낼 수 없는 상태다.

이번 회담은 ‘관세 협상’이 아니라 공급망 질서 협상이다

겉으로는 무역 휴전 연장과 관세 문제가 핵심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핵심은 공급망 통제다. 미국은 첨단 AI 칩과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기술 고도화를 늦추려 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희토류와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전략 자산화하며 대응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는 NVIDIA 고성능 AI GPU, 첨단 EUV 장비, 고대역폭 메모리(HBM)까지 확대된 상태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관리 강화와 자체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디커플링(decoupling)”보다 “디리스킹(de-risking)”이 현실적인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흐름은 한국 경제에도 직접 연결된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19%, 미국 비중은 약 18% 수준으로 사실상 양국이 동시에 핵심 시장이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 생산과 판매 비중이 여전히 높다. 미·중 경쟁이 장기화될수록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과 투자 전략을 동시에 재조정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

대만 문제는 이제 군사 문제가 아니라 AI 경제의 핵심 변수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민감한 의제는 대만이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더 분명하게 선을 긋기를 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다 명확히 밝히라는 것이다. 반면 미국 내부에서는 대만을 방어하는 데 드는 군사적 비용과 전략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대만이 단순한 안보 이슈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TSMC 의 존재 때문에 대만 해협의 안정은 곧 글로벌 AI 산업의 안정성과 연결된다.

현재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사실상 HBM 메모리와 첨단 GPU 확보 경쟁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규모는 2026년 기준 연간 3,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AI 인프라 전쟁은 이미 국가 전략산업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만 해협 리스크가 금융시장과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회담의 핵심은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충돌 방지선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에 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도 “관계 개선”보다는 “통제 가능한 긴장 관리”에 가깝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변수도 회담의 핵심 배경이다

이번 회담이 원래 3월 예정이었다가 5월로 연기된 배경에는 이란 전쟁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개입 이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커졌고, 중국 역시 원유 수입 안정성 문제에 직면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흔들릴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이 동시에 불안해질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긴장 완화에 협조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중국 역시 중동 불안이 장기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과거 미·중 경쟁과 다른 구조다. 양국은 지금 경쟁하면서도 동시에 세계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협력이 필요한 상태다.

북한 변수와 한국의 전략 공간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 변수도 중요하다. 북한은 최근 헌법에 김정은의 핵 사용 권한을 명문화하며 핵 보유국 체제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우크라이나, 중동, 대만 문제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중 관계가 일정 수준 안정 관리 국면으로 들어갈 경우, 북한 문제가 다시 “현상 유지형 관리” 방식으로 다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중국은 북한 체제 불안을 원하지 않고, 미국 역시 동북아에서 새로운 군사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전략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안보에서는 미국의존도가 절대적이지만 경제에서는 중국과 깊게 연결돼 있다. 미·중 경쟁이 구조화될수록 양측은 한국에 더 명확한 선택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세계 시장이 이번 회담에 기대하는 것은 ‘합의’보다 ‘붕괴 방지’다

시장과 외교가가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는 의외로 단순하다. 획기적 합의가 아니라, 최소한 관계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 전략기관들은 이번 회담을 “관계 정상화”보다 “안정성 회복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다. 이번 회담은 미국 중심의 단일 질서에서 다중 경쟁 체제로 이동하는 아시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군사동맹과 기술 표준으로 질서를 유지하려 하고, 중국은 공급망과 경제권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일본·인도·ASEAN·중동 국가들도 반도체, 에너지, 공급망, 안보 협력을 축으로 독자적 전략 축을 구축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베이징 회담은 단순한 외교 뉴스가 아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아시아의 공급망, 안보, AI 산업, 금융 흐름이 어떤 기준으로 재편될지를 가늠하게 하는 핵심 시그널이다.

정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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