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기획전 ‘트립 시네마’ 포스터.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영화라는 매체가 인간의 지각을 어떤 방식으로 해체하고 재편할까?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모은영)은 오는 4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시네마테크KOFA에서
기획전 《트립 시네마: 물질, 접속, 조립(Trip Cinema: Substance, Interface, Assembly)》을 열어 이를 다룬다. 이번 기획전은 영화가 낯선 감각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물질’, ‘접속’, ‘조립’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조명한다. 각 섹션은 특정 시대에 한정되지 않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감각을 바꾸는 영화들을 함께 묶어 제시한다. 이를 통해 영화가 관객의 지각을 구성하는 다양한 접근 방식을 살펴본다. 상영작은 <맨디> 등 총 20편.
‘물질’ 섹션은 외부 자극이 신체에 작용하며 감각과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다룬다. 사이키델릭 감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환각특급〉, 미국 반문화 세대의 불안과 환멸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담아낸 〈이지 라이더〉, 헌터 S. 톰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를 비롯해, 전쟁과 약물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그린 〈야곱의 사다리〉, 종교적 상징과 강렬한 이미지로 구성된 〈홀리 마운틴〉, 음악과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감각적 몰입을 유도하는 〈시라트〉, 그리고 1976년 국립영화제작소가 제작한 국책 영화인 <대마초의 해독>이 상영된다.
영화 '시라트'(1976) 스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접속’ 섹션은 인간과 미디어, 기계가 결합하며 감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다룬다. ‘바디 호러’ 장르를 중심으로, 켄 러셀의 〈상태 개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비디오드롬〉과 〈엑시스텐즈〉, 기억과 경험이 데이터로 유통되는 사회를 그린 〈스트레인지 데이즈〉, 인간과 기계의 결합을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한 〈철남 1〉 등을 통해 신체와 기술의 관계를 살펴본다. 또한 〈코야니스카시〉는 이미지와 리듬의 반복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이물감을 드러낸다.
영화 '비디오드롬'(1983) 스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조립’ 섹션은 현실 재현보다 이미지와 화면 구성을 통해 감각을 만들어내는 ‘하이퍼-시네마’의 영역을 다룬다. 사후의 시점을 따라 흐르는 구조를 통해 감각의 연속을 구현한 〈엔터 더 보이드〉, 중력과 원근법을 벗어난 이미지 구성으로 화면의 리듬을 강조한 〈스피드 레이서〉, 강렬한 색채와 음악을 결합해 복수극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맨디〉, 추상적 이미지와 빛의 구성을 통해 감각적 체험을 확장하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인공적 이미지와 음악을 통해 감각의 흐름을 구성하는 〈스프링 브레이커스〉 등을 상영한다.
이번 기획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감각을 바꿔 온 영화들을 통해, AI로 생성되는 콘텐츠와 알고리즘 기반 이미지 소비가 일상화된 오늘날의 감각 환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영화 '맨디'(2018) 스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부대행사로 4월 8일 오후 4시 30분 <환각특급> 상영 전 박세호 프로그래머, 4월 18일 오후 4시 <엔터 더 보이드> 상영 후 씨네토크가 열린다. 이재원 감독, gkd 수필가가 참석한다.
4월 25일 오후 4시에는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 <대마초의 해독> 상영 후 김홍준 감독, 이수정 감독의 대담이 진행된다.
4월 11일 낮 12시 30분에는 <비디오드롬> 상영 후 김병규 평론가, 4월 11일 오후 4시 <쇼걸> 상영 후 이민호 영화연구자가 각각 강연을 한다. 4월 24일 오후 6시 30분 <시라트> 상영 후 손희정 프로젝트38 멤버가 강연을 한다.
강연과 대담에서는 섹션별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현대 지각 이론과 영화 미학을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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