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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덕군, 제2회 영덕 블루로드 트레일런...바다를 달리고, 숲을 지나, 옛 마을을 만나다

가을비가 내리는 해변에 달림이들의 긴 행렬이 펼쳐졌다. 파도 곁을 달리던 발걸음은 소나무 숲길로 이어졌고, 고택의 기와지붕과 흙담이 어우러진 마을 골목을 지났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호흡으로 영덕의 풍경을 만났고, 지역 동호인들은 길목과 대열의 마지막을 지키며 그 도전에 힘을 보탰다.

제2회 영덕 블루로드 트레일런대회 참가자들이 24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회 아치를 지나 코스로 나서고 있다.=손기섭 기자

우비를 입은 참가자들이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을 따라 달리고 있다./ 손기섭 기자

가을비가 내리는 해변에 달림이들의 긴 행렬이 펼쳐졌다. 파도 곁을 달리던 발걸음은 소나무 숲길로 이어졌고, 고택의 기와지붕과 흙담이 어우러진 마을 골목을 지났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호흡으로 영덕의 풍경을 만났고, 지역 동호인들은 길목과 대열의 마지막을 지키며 그 도전에 힘을 보탰다.

제2회 영덕 블루로드 트레일런대회가 24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성황리에 열렸다. 6.5㎞와 18㎞, 24㎞ 코스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해변과 숲, 전통마을을 잇는 다채로운 풍경 속에서 펼쳐졌다.

이날 현장은 출발부터 활기가 넘쳤다. 참가자들은 우비와 모자, 러닝 조끼 등 각자의 장비를 갖추고 대회 아치를 지나 힘차게 코스로 나섰다. 흐린 하늘 아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행렬은 빗속에서도 식지 않는 도전의 열기를 보여줬다.

코스의 풍경이 바뀔 때마다 달리기의 표정도 달라졌다. 해변에서는 탁 트인 바다를 곁에 두고 발걸음을 이어갔고, 소나무 숲에서는 굽이진 길과 드러난 나무뿌리를 살피며 이동했다.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와 발밑에 집중하는 진지함이 숲길 위에 함께 담겼다.

참가자들이 고택과 흙담이 어우러진 괴시마을의 빗물 젖은 골목을 지나고 있다./ 손기섭 기자

괴시전통마을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빗물에 젖은 골목을 달리는 참가자들 뒤로 고택의 처마와 흙담, 감이 달린 나무가 어우러졌다. 오랜 시간을 품은 마을에 달리기의 역동성이 더해지면서, 영덕의 자연과 생활문화가 하나의 코스 안에서 만났다.

이번 대회는 블루로드를 몸으로 경험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모래와 흙길, 마을 골목을 차례로 밟으며 참가자들은 지형에 맞춰 속도를 조절했다. 같은 길 위에서도 저마다의 체력과 판단에 따라 다른 도전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의 도전 곁에는 지역단체들의 든든한 협력이 있었다. 가자블루로드 회원들은 구간마다 배치돼 진행 방향을 안내하며 길잡이 역할을 맡았다. 비가 내리는 길목을 지키며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영해 남녀의용소방대는 안전요원으로 참여해 대회 현장의 안전을 뒷받침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참가자들의 도전에 든든함을 더했다. 영덕마라톤클럽 회원들은 18㎞와 24㎞ 코스의 마지막 스위퍼로 나서 후미 주자들과 동행했다. 대열의 맨 뒤에서 참가자들과 발걸음을 맞추며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배려를 실천했다.

참가자들이 소나무 사이로 이어진 숲길을 따라 이동하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손기섭 기자

24㎞ 부문 입상자들이 메달과 상금 보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기섭 기자

길을 안내하고, 안전을 살피고, 후미를 지킨 지역단체들의 협조는 이번 대회를 받친 소중한 힘이었다. 달림이들이 도전의 발자국을 새겼다면, 지역단체들은 그 길 위에 배려와 연대의 온기를 더했다.

길을 안내하는 사람과 자신의 속도로 달리는 사람, 대열의 끝을 함께하는 사람이 한 코스 위에서 호흡했다. 지역을 아끼는 동호인들의 참여는 블루로드를 찾은 달림이들에게 사람의 온기까지 전하는 계기가 됐다.

경기 결과 18㎞ 남자부에서는 대구 박건태 선수, 여자부에서는 고성 정미화 선수가 각각 우승했다. 24㎞ 남자부 우승은 상주 이승호 선수에게, 여자부 우승은 대구 김현자 선수에게 돌아갔다.

입상 상금은 영덕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됐다. 18㎞ 부문은 남녀 각각 1위 20만 원, 2위 10만 원이며, 24㎞ 부문은 남녀 각각 1위 30만 원, 2위 20만 원이다.

이날 대회가 남긴 것은 순위와 기록만이 아니었다. 파도 곁으로 이어진 행렬, 숲길에서 건넨 미소, 옛 마을을 지나는 힘찬 발걸음이 영덕의 가을을 새롭게 그렸다. 여기에 길목을 지킨 정성과 후미를 함께한 배려가 더해지며, 두 번째 영덕블루로드 트레일런은 함께 달린 사람들의 이야기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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