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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역차별 논란에 가려진 ‘다문화 정책’ 사각지대…“보이지 않는 차별” 봐주세요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에 ‘내국인 역차별’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점검에 착수하자 획일적인 소득 중심 기준 도입, 혐오에 기반한 지원 축소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차별 논란에 가려진 ‘다문화 정책’ 사각지대…“보이지 않는 차별” 봐주세요

이 대통령, 다문화 제도 점검 주문

성평등부 “여러 부처 함께 신경을”

새 정책마다 불거진 형평성 논란

역대 정부, 간극 좁히기 노력 병행

이주민 노동·인권 단체가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 이주민 관련 차별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에 ‘내국인 역차별’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점검에 착수하자 획일적인 소득 중심 기준 도입, 혐오에 기반한 지원 축소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과 정부가 이주민에 대한 정책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이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와 관련해 “일률적으로 그렇게 우선권을 주는 게 바람직하냐”며 “어렵고 힘들고 가난하면 다문화가정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지원하는 쪽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합리적 근거 없는 혜택이 이어지면 제도 신뢰를 훼손하고 약자 혐오를 선동하는 세력에 빌미를 줄 수 있다며, 다문화가정 우대 제도를 포함해 공공서비스 지원 기준을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보이지 않는 차별이 여전하다”며 “지원에 대한 부분도 지속함과 더불어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애는 정책을 여러 부처가 함께 신경 써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족 정책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정책 점검이 자칫 차별 확대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지만 역대 정부는 사각지대를 좁히려는 노력을 병행했다. 여성가족부(현 성평등부)가 201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한 ‘다문화가족 지원기준 개선방안 연구’에선 다문화가정 자녀의 대학 입학 할당·가산점, 주택 특별공급 우선순위 등이 역차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례로 꼽혔다. 연구진은 다문화가족에 특별히 필요한 지원은 경제적·가족구조적 취약성과 개별 욕구에 따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후 정부는 형평성 문제 해소를 위해 일부 지원 기준을 보완해왔다. 다문화가족 방문교육 자녀생활서비스는 2014년 10월부터 소득별 본인부담금이 도입됐다. 현재는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에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본인부담금을 적용한다. 다문화가족 국민주택 특별공급도 소득과 무주택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저소득 가구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정부는 사각지대 축소를 위한 정책도 추진했다. 2024년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취약·위기 가족에 상담과 사례관리 등을 제공하는 ‘온가족보듬사업’을 도입했다. 별도로 다문화가족 자녀의 기초학습·진로설계 지원, 결혼이민자 특화 직업훈련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원 정책이 생활의 어려움 개선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은 계속됐다. 2024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서 결혼이민자·귀화자가 최근 1년간 지원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21.5%로 나타나 2021년 14.3%에 비해 높아졌다. 그러나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62.3%로 3년 전 조사의 62.1%와 달라지지 않았다. 자녀교육 문제를 의논하거나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21.1%였다.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가 실제 어려움을 충분히 해소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 생활에 어려움” 62%…몇년째 제자리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 지적을 계기로 제도를 정비하더라도 취약계층의 욕구에 기반한 설계로 포용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제 수혜자와 지원 추이에 관한 데이터, 전문가 의견, 국제 기준 등을 바탕으로 소득 기준 도입 등 제도의 합리적인 조정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논의가 제도 축소가 아닌, 합법 체류 외국인에 대한 사회보장 확대 등 제도 사각지대 해소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도 점검 과정에서 다문화가족에게 필요한 지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점검의 목적이 형평성 확보라면, 다문화가족의 법적 정의 밖에 있는 이주배경 아동에 대한 보완책도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다문화가족 정책 시행과제 전반에 대한 성과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제4차 다문화가족 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이 시행 중인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 시행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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