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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엔비디아, H200 다시 푼다…글로벌 반도체 판도 흔들리나

젠슨 황은 "우리는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인 TSMC와 협력하고 있으며, 추론용 칩에서는 삼성전자와도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반도체는 막대한 메모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메모리 제조사들과 협력하고...

엔비디아, H200 다시 푼다…글로벌 반도체 판도 흔들리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 연합뉴스.

세계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칩 생산을 재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도 시장 확대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고객들에게 H200 칩을 라이선스했으며, 현재 수출용 칩 생산을 재개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2주 전과 비교해도 중국 관련 공급망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지정학적 변수에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 시장 수요 사이에서 기업들이 복잡한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은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미국이 최첨단 기술에서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불필요한 제약 없이 경쟁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객사 투자, 이른바 ‘순환 거래’ 우려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는 기업들인 오픈AI, 코어위브, 엔스케일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들의 비즈니스 파이프라인을 충분히 확인하고 있다”며 “위험은 극히 낮다”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더욱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젠슨 황은 “내년까지 AI 칩 시장의 매출 기회가 1조 달러(약 150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앞으로 21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전망이 블랙웰과 루빈 GPU 기준이며, 이후 차세대 제품인 ‘파인만’ GPU는 물론 중앙처리장치(CPU)와 추론용 칩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해 글로벌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젠슨 황은 “우리는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인 TSMC와 협력하고 있으며, 추론용 칩에서는 삼성전자와도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반도체는 막대한 메모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메모리 제조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대만 반도체 생산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과 관련해 그는 “TSMC가 대만 내에서 구축한 공급망을 고려하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동 전쟁과 대만 해협 긴장에 대해 그는 “이스라엘과 대만의 연구개발 인력과 파트너사들이 걱정된다”면서도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술 발전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등장이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추론 연산에서 엄청난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소프트웨어 산업 위축 우려에 대해서는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과거에는 엔지니어 수가 사업의 한계였지만, 앞으로는 수많은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 도구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라이선스 수요는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 확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복 작업이 자동화되면서 인간은 더 많은 의사결정을 수행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업무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등 제조 강국을 언급하며 AI 혁신의 기회를 강조했다. “이들 국가는 완벽한 제품을 추구하는 문화로 인해 IT 혁명에서는 뒤처졌지만, AI 혁명을 통해 도약할 수 있다”며 “AI 에이전트 플랫폼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젠슨 황은 이날 기자간담회 도중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트렌드’로부터 ‘2026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트로피를 수상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았고, 오늘도 자율주행으로 이동했다”며 AI 기술 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금 기술, 정치, 산업이 복합적으로 얽힌 전환점에 서 있다. 엔비디아의 이번 결정이 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최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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