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슈마컴 창업자 리아우 이사직 기소
가짜 서류·더미 서버로 수출통제 회피 정황
미·중 기술패권 속 반도체 통제 리스크 재부각
이-샨 월리 리아우(Yih-Shyan Wally Liaw) 슈퍼마이크로컴퓨터 공동창업자./로이터연합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이 중국으로 불법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공동창업자가 이사회에서 사임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사법당국의 기소 이후 주가가 하루 만에 33% 폭락하면서 기업 신뢰도에도 큰 타격이 가해진 모습이다.
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공동창업자인 이-샨 월리 리아우(Yih-Shyan Wally Liaw)가 이사회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리아우는 회사 내 사업개발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재직해온 핵심 인물이다.
회사 측은 “리아우 사임 이후 이사회는 8명으로 구성되며 위원회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임은 미국 검찰이 리아우를 포함한 관련 인사들을 기소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리아우와 대만 국적의 팅웨이 ‘윌리’ 선(Ting-Wei “Willy” Sun), 루이-찬 ‘스티븐’ 창(Ruei-Tsan “Steven” Chang)을 엔비디아 칩이 탑재된 서버를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로 기소했다.
창은 현재 도주 중이며, 리아우와 선은 체포돼 법원 심리를 받고 있다.
수사에 따르면 이들은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중간 회사를 활용해 수출 통제를 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회사는 실제로는 서버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사용자인 것처럼 위장하는 허위 서류를 작성했고, 별도의 물류업체를 통해 장비를 재포장해 중국으로 반출했다.
또 감사 대응을 위해 창고에는 ‘더미 서버’를 비치하고 실제 제품은 이미 중국으로 보낸 상태에서 내부 통제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수출통제 담당 공무원 방문 시에도 동일한 방식의 위장 행위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거래 규모는 약 2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25년 4월 말부터 5월 중순 사이 약 5억1000만달러 규모 서버가 동남아 회사를 거쳐 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서버에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돼 있었으며, 이는 미국 상무부의 허가 없이 중국으로 수출이 금지된 품목이다.
슈퍼마이크로는 회사 차원의 책임과 선을 긋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소된 인물들의 행위는 회사 정책과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모든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아우와 창을 직무정지 조치하고, 선과의 계약 관계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인텔 출신 디애나 루나(DeAnna Luna)를 최고 준법감시책임자(Chief Compliance Officer)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루나는 글로벌 무역 및 제재 준수 분야 전문가로, 향후 대외 규제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엔비디아 측도 이번 사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위반한 불법 유출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시도”라며 “고객 및 정부와 협력해 엄격한 준법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는 생성형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중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우회 경로를 통해 첨단 칩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규제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앞서 2025년 8월에도 중국 국적자들이 엔비디아 칩 수백만달러어치를 불법 반출한 혐의로 체포되는 등 유사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기업 리스크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수출통제 집행을 더욱 강화할 경우, 반도체 장비·서버·AI 인프라 기업 전반의 거래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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