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출처=LG이노텍]
AI(인공지능) 반도체 성장 모멘텀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부품사 간 공장 증설 경쟁이 붙는 모습이다.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핵심 부품인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부품사들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생산능력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7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베트남 외국인투자청으로부터 AI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어) 생산을 위한 투자 등록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이번 투자 규모는 약 12억 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이미 부산과 세종, 베트남을 잇는 생산 거점에 총 1조90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는데, 여기에 추가적인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2024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FC-BGA 라인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공장이 풀가동 상태임을 언급하며, 현재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시장 수요가 50% 이상 많다고 진단한 바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보완 투자와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이번 투자 결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LG이노텍도 반도체 기판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현재 기판 사업 가동률은 풀가동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쏟아지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2배까지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의 성장세는 주력 제품인 RF-SiP(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와 차세대 먹거리인 FC-BGA가 견인하고 있다. 특히 애플에 공급되는 RF-SiP는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의 핵심 통신 부품으로, 최근 애플이 제품 가격 동결을 통해 공격적으로 출하량을 늘리면서 LG이노텍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RF-SiP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의 통신을 위한 전력 증폭기, 필터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한 통신용 반도체 부품이다.
여기에 더해 과거 PC와 CPU(중앙처리장치)에 주로 공급됐던 FC-BGA 사업이 북미 빅테크 기업의 서버향으로 확대되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내년 서버용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LG이노텍은 가까운 시일 내 증설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LG이노텍은 기판 라인 확대를 위해 지난해 경북 구미시와 6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공장 증설을 위한 신규 부지 확보는 올해 상반기 내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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