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장사-80] 대구에 있는 한 고깃집은 월 2000만 원대 매출로 폐업을 고민하다가 적은 비용을 투자해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업종을 전환했는데 이후 2년째 월 8000만~1억 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그가 선택한 브랜드는 ‘효자동솥뚜껑’이었다. 이렇게 기존 고깃집이나 곱창집을 최소 비용으로 리뉴얼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효자동솥뚜껑이 업종 전환 창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효자동솥뚜껑 매장 전경.
효자동솥뚜껑은 팬데믹이 끝날 무렵 생긴 브랜드지만, 전국에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며 외식 창업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전체 가맹점의 60% 가량이 업종전환 사례다. 경기가 불투명하고 대출까지 꽉 막힌 상황에서 창업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업종 전환이다. 업종전환은 저렴한 비용으로 재창업이 가능한데다 자원을 재활용하고 투자수익성까지 높이는 에코창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업종전환 시장에서 효자동솥뚜껑이 높은 가맹점당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고객 경험으로 매출을 여는 구조
첫째는 맛과 가격, 즐거움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효자동솥뚜껑은 삼겹살 500g 3만5900원으로 가성비가 높다. 여기에 계란찜과 된장찌개는 물론 불판에 올려 구워먹는 콩나물, 김치가 모두 무료로 제공되며 가맹점별로 살얼음 무생채, 알타리장아찌, 파김치 등 다양한 반찬이 제공된다. 고기가 구워지고 전 불판을 달구는 동안 솥뚜껑에서 직접 조리하는 계란찜과 된장찌개는 고객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핵심 메뉴인 삼겹살은 세계 3대 돼지고기 중 하나로 꼽히는 듀록이다. 고소하고 쫄깃한 듀록을 200도가 넘는 고화력 솥뚜껑에 구워내 고객의 입맛을 잡았다. 맛과 푸짐함, 부담없는 가격에 재미까지 담아낸 것이 불황기 꽁꽁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던 비결이다. 효자동솥뚜껑을 운영하는 ㈜바른창업주식회사 김영태 대표(51세)가 추구하는 브랜드 콘셉트는 ‘만만함’이다. 가격부담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고, 투자비 부담없이 쉽게 창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기대하고 손꼽아 기다리며 몇 달만에 한 번씩 가는 곳이 아니라 매일 방문해도 만만한 식당으로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이 안정된 매출을 만드는 힘이라는 것이다.
효자동솥뚜껑 메뉴.
둘째, ‘조리 도구’를 메뉴 플랫폼으로 만든 솥뚜껑 시스템이다. 효자동솥뚜껑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솥뚜껑 불판이다. 솥뚜껑 삼겹살은 한 때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점차 사라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무쇠로 만들어져 이동이나 세척이 번거로우며 직원 노동 강도가 높아 잦은 이직의 원인이 됐다. 솥뚜껑 모양 때문에 보관도 불편했다.
효자동솥뚜껑은 특허 받은 솥뚜껑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무쇠 솥뚜껑 대신 경질 솥뚜껑을 사용해 무게를 크게 줄이면서도 무쇠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 200도 이상 높은 온도를 낼 수 있는 고화력 로스터를 결합했다. 또 뚜껑을 개조해 홈을 파서 보관은 쉽게 하고, 솥뚜껑에서 계란찜과 된장찌개를 고객이 직접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구조는 단순한 디자인 변화가 아니다. 조리 장비 자체를 ‘메뉴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고객은 직접 조리하는 재미를 즐기고, 사업자는 보관, 세척, 관리 나아가 직원 노동강도까지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경영학적으로 보면 이는 제품 혁신이 아니라 ‘운영 시스템 혁신(Operation Innovation)’에 가깝다. 외식업에서는 메뉴 못지 않게 조리시스템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인력 관리 및 조리, 노동강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맥도날드가 조리공정 전체를 시스템화한 스피드시스템으로 글로벌 확장에 날개를 달았듯이 효자동솥뚜껑 역시 혁신적인 조리 장비를 개발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인건비 절감과 표준화를 만든 공급
셋째, 주방 인력 구조를 바꾸는 공급 시스템이다. 외식업에서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비용은 식재료가 아니라 인건비다. 특히 고깃집은 육부장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높다. 효자동솥뚜껑은 본사에서 고기를 손질해 공급하고 대파김치, 살얼음 무생채, 갓짱아찌, 알타리 장아찌 등 반찬과 주요 식재료도 완제품 형태로 제공한다. 또 특허받은 솥뚜껑을 활용해 된장찌개와 계란찜도 고객이 테이블에서 직접 조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매장에는 전문 육부장이 필요없고, 홀과 주방 일손도 크게 줄였다. 또 매장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만 영업하는 고깃집 형태의 매장들은 영업 시간이 6시간으로 짧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주방 직원 한 명과 점장, 파트타임 인력만으로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점주를 뺀 인건비율을 18%대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이 전략은 비용 절감은 물론 ‘운영 표준화(Standardization)’를 통해 매장간 품질의 차이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프랜차이즈가 성장할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가맹점 간 운영능력 차이다. 조리 시스템이 복잡하고 매장에서 해야 할 일이 늘어날수록 매장의 품질 편차가 커진다. 효자동솥뚜껑은 조리 과정을 단순화하고 공급 시스템을 강화해 가맹점 운영 난이도를 낮췄다. 이 것이 가맹점의 평균 매출을 높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구조로 이어졌다.
효자동솥뚜껑 메뉴.
넷째, ‘저투자 창업’이라는 전략적 선택이다. 최근 외식 창업 환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경기 불확실성, 소비 패턴 변화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다. 특히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활용해 창업자금을 조달하는데 현재 대한민국은 가계 대출 시장이 꽉 막혀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창업자금 대출도 힘들고, 고투자 창업 모델의 위험성도 그만큼 커진다. 효자동솥뚜껑은 에코창업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간판 교체, 솥뚜껑 불판 도입, 최소한의 인테리어 리뉴얼만으로 업종 전환이 가능하다. 투자비 절약을 위해 필요하다면 가맹점주가 직접 페인팅 등을 진행하도록 한다. 실제로 많은 매장이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사이의 비용으로 리뉴얼을 진행한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 전략이 아니다. 경영학적으로 보면 ‘자본 효율성(Capital Efficiency)’을 높인 전략이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좋은 모델일수록 매장 확산 속도는 빨라진다. 업종전환이 많은 효자동솥뚜껑의 가맹점들은 불과 몇 달만에 투자비를 회수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다섯째, 상권에 맞게 변형되는 ‘유연한 사업모델’이다. 전통적인 프랜차이즈는 획일성이 강하다. 동일한 메뉴와 가격, 동일한 인테리어, 동일한 운영 방식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상권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효자동솥뚜껑은 비교적 유연한 구조를 택한다. 예를 들어 전원형 주거 상권에서는 보리밥 메뉴를 추가해 목적형 점심 고객을 유입시킨다. 오피스 상권에서는 국밥이나 식사 메뉴를 결합해 짧은 시간에 회전율을 높인다. 상권 특성과 점주의 운영 방식에 맞게 메뉴 구성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밑반찬도 가맹본부에서 미리 다양하게 준비해두고, 가맹점주가 청년, 중장년 등 고객 특성과 비율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경영학적으로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전략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지역 시장에 맞게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상권마다 고객의 소비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상권 맞춤형 전략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은 고객의 취향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어 상권 특성화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연한 사업모델은 다양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취향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개성을 어필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맹점 생존에 집중한 구조와 차별화 전략
여섯째, 사업전략의 모든 초점을 가맹점 생존에 집중시켰다는 점이다. 효자동솥뚜껑을 운영하는 김영태 대표는 ‘가맹점 손익’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한다. 창업비용을 최대한 낮춰서 투자수익성을 높이고, 완제품 공급을 통해 가맹점 운영을 단순화하고, 특허받은 불판 개발을 통해 인건비 절감과 조리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은 모두 가맹점 생존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김영태 대표는 최대한 투자비를 줄일 수 있는 창업 방법을 제안한다. 모든 가맹 상담은 대표가 직접 하고, 현장 상담에는 반드시 견적을 낼 수 있는 전문인력 2명과 동행한다. 대신 가맹본사에 디자인과 인테리어 연구팀을 직접 운영하면서 정밀한 시방서를 무료로 제공하고, 적은 투자로도 브랜드의 감성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운영에서도 손질된 고기 원육의 원가율을 20%초반에 맞추고 인건비율도 최소화한다. 손익관리에서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최대한 순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가맹본사가 시스템을 만들고 앞장선다. 개설만 하고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가맹점의 지속가능한 생존에 가맹본사의 모든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다.
김영태 효자동솥뚜껑 바른창업주식회사 대표.
일곱째, 대중성에 혁신을 더했다. 김영태 대표는 대중성이 큰 사업이 안정성과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고깃집은 사라지지 않는다. 경쟁자가 많은 시장에서 더 가성비있고, 더 맛있고, 차별성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효자동솥뚜껑은 외식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고깃집을 특허받은 불판과 푸짐함, 저렴한 가격, 색다른 반찬으로 차별화했다. 즉 효자동솥뚜껑은 레드오션 시장에서 차별화와 혁신을 추구한 브랜드다.
바른창업주식회사는 ‘효자동솥뚜껑’외에 ‘순남시래기’라는 한식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다. 김영태 대표는 그간 했던 다양한 외식업 운영에서 얻은 교훈을 기반으로 효자동솥뚜껑의 운영 시스템을 설계하고 만들었다.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수업료를 내고 현장에서 배운 값진 교훈인만큼 값어치가 크다. 효자동솥뚜껑의 사업 철학은 단순하다. ‘가맹점이 돈을 벌어야 브랜드도 오래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영의 모든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있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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