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 출신 모델 이혜정이 ‘인간 간돌검’으로 변신해 국립중앙박물관 결선 무대에 올랐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 결선이 열렸다. 결선에 오른 25팀은 우리 문화유산을 의상과 분장, 퍼포먼스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이날 이혜정은 한국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석기 유물인 간돌검으로 분장해 무대에 올랐다. 평소 모델로서 보여주던 워킹 대신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고 옆으로 걸으며 간돌검의 길쭉한 형태를 표현했다. 무대에서는 “아들, 엄마 잘하고 있어”라고 외치기도 했다.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중박 분장 놀이'결선 진출자 런웨이 행사에 참가자들이 '국세 제고지보'를 주제로 한 분장쇼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혜정은 앞서 지난 16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간돌검을 선택한 이유를 공개했다. 아들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가 간돌검을 본 뒤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제가 운동을 했는데 80㎏에서 모델 생활을 하며 갈고닦은 게 저랑 닮아서 ‘얘는 나야’, 나의 전생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중박 분장놀이' 결선 시상식 모습. 왼쪽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오른쪽은 대상 수상자인 전은슬씨. 연합뉴스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백자 잉어모양 연적’을 표현한 대학생 전은슬(22)씨에게 돌아갔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백자 청화 연적은 힘차게 뛰어오르는 잉어의 모습을 표현한 조선시대 문방구다. 전씨는 바닥에 누워 잉어가 펄떡이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 심사위원들의 호평받았다.
대학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대회에 도전한 전씨는 수상자로 호명된 뒤 “많은 용기를 얻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전씨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수여됐다.
이 밖에도 참가자들은 국보 반가사유상과 대한제국 국새 제고지보, 조선 단종과 정순왕후의 어보, 성덕대왕신종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중박 분장 놀이'결선 진출자 런웨이 행사에 참가자들이 '기마인물형토기'를 주제로 한 분장쇼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우수상인 국립중앙박물관장상은 반가사유상으로 분장한 웹툰 작가 닥터베르(본명 이대양) 등 5팀이 받았다. 성덕대왕신종을 표현한 ‘학교종이 에밀레’ 등 5팀은 우수상, 이혜정을 포함한 나머지 14팀은 입선했다.
‘국중박 분장놀이’는 우리 문화유산을 분장과 의상, 퍼포먼스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행사다. 2024년 ‘국중박이 살아있다’ 행사의 하나로 시작해 올해 처음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4개 권역에서 총 275팀 643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50팀이 지역별 본선에 올랐고 현장 심사를 거쳐 25팀이 결선에 진출했다. 이날 결선 관람 사전 신청 2000석은 조기에 마감됐으며, 현장 관람객을 포함해 약 3000명이 행사를 지켜봤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전시장 안에 갇힌 유물이 현재에 살아나온 것”이라며 “‘국중박 분장놀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페스티벌”이라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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