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변호사라고 소개해온 케이티 재커라이어 신임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미국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력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시험에 떨어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중국으로 이주할 예정이어서 시험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15일(현지시간) CBS뉴스 등에 따르면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보수 성향 방송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에서 잭 포소비엑과 가진 인터뷰에서 2011년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시험에 응시했으나 합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남편과 결혼을 준비하면서 남편의 직장을 따라 중국으로 이주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시험에 등록해 놓은 상황이어서 예정대로 응시했지만, 시험 결과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커라이어는 “결과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중국에서 하려던 일을 위해 미국 변호사 자격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으로 간 뒤 베이징의 중룬(中倫) 로펌에서 국제거래 관련 업무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그동안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커라이어가 2011년 페퍼다인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시험을 치렀지만 불합격했으며,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를 백악관 대변인으로 지명하면서 ‘attorney(변호사)’라고 소개한 바 있다.
CBS뉴스는 재커라이어가 지난 4월 폭스뉴스에 출연해서도 자신이 베이징에서 3년 동안 ‘기업 변호사’로 살았다고 말했고, 개인 인스타그램 소개란에도 자신을 변호사라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다만 자신이 ‘attorney at law(개업 변호사)’라고 소개한 적은 없으며 법학 학위 보유자가 ‘lawyer’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조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재커라이어는 최근 2년 동안 자신을 ‘attorney’라고 표현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최소 15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시민단체 ‘캠페인 포 어카운터빌리티’는 재커라이어가 변호사 자격 없이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해 캘리포니아주 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해 달라며 캘리포니아주 변호사협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재커라이어의 첫 백악관 브리핑도 관심을 끌었다. 그는 지난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났지만 브리핑을 짧게 끝냈다. AP통신에 따르면 첫 브리핑은 약 14분 만에 종료됐으며 재커라이어는 브라이트바트와 폭스뉴스, 데일리메일 등 3개 매체의 질문만 받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곧 나올 예정이니 질문은 밖에서 대통령에게 할 수 있다”며 브리핑을 마쳤다.
이후 백악관을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자가 재커라이어가 어느 주에서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느냐고 묻자 재커라이어는 “중국으로 갔을 때”라고 답해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매체들은 외국인이 중국의 변호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정치적 경쟁자들의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격 소재로 삼았다는 사실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변호사시험에 떨어졌다고 반복해서 공격했지만, 해리스는 첫 시험에는 실패한 뒤 1990년 두 번째 시험에 합격했다.
백악관은 재커라이어의 대변인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CBS뉴스에 그가 백악관 대변인으로서 “독보적으로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며 업무수행 능력을 옹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