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4개사 영업익 1조8785억원···LG전자 비중 89%
디스플레이·이노텍 선전에도 화학 적자·생활건강 부진
[포인트데일리 윤은식 기자] LG그룹을 떠받치는 주력 계열사 네 곳 1분기 성적표는 고부가 사업이 갈랐다. 가전과 전장을 앞세운 LG전자가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전환으로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LG이노텍도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전자 계열 실작에 힘을 보탰다.
한때 LG그룹 이익의 핵심 축이었던 LG화학은 배터리 부진 여파를 안고 적자로 돌아섰다. LG생활건강은 중국과 면세 부진을 피하진 못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생활건강 등 LG그룹 주력 계열사 4곳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회사의 매출은 43조84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조8785억원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겉으로는 잔잔한 성적을 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회사변 온도차가 컸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윤은식 기자
◇전자·OLED가 떠받친 1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은 1조6737억원으로 4개사 전체 영업이익의 89.1%가 여기서 나왔다.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이 이익을 밀어올렸지만 LG화학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주력 계열사 실적이 전자로 몰리게 됐다.
LG전자는 1분기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2.9% 늘었다. 주력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떠받쳤다.
가전과 전장이 힘을 냈다. 생활가전을 맡은 HS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과 구독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지켰다. 전장 사업도 완성차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 수주잔고와 고부가 제품 비중을 바탕으로 이익을 냈다. TV와 IT 수요는 녹록지 않았지만, 가전·전장·플랫폼 사업이 실적 방어판 역할을 했다.
LG전자 실적에는 자회사 LG이노텍 성과도 반영됐다. LG이노텍은 1분기 매출 5조5348억원, 영업이익 2953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영업이익은 136% 늘었다. 1분기 기준 매출은 역대 최대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모바일 카메라 모듈 수요가 견조했고, 반도체 기판과 차량용 부품 매출도 보탬이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오랜 부진에서 빠져나오는 흐름을 이어갔다. 1분기 매출은 5조53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467억원으로 338% 늘었다. 매출은 줄었지만 남기는 힘은 좋아졌다.
실적 개선 중심은 OLED였다. 한때 LG디스플레이를 짓눌렀던 LCD 의존도는 낮아졌고, 대형 OLED와 중소형 OLED 중심으로 제품 구성이 바뀌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렸던 LCD 시절과는 다른 모습이다. 덜 팔아도 남기는 사업을 키운 효과가 LG디스플레이 기초 체력을 키우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 사진=LG화학
◇화학은 적자, 생활건강은 후퇴
LG화학은 주력 계열사 가운데 가장 무거운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매출은 12조2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497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1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본업인 석유화학이 흔들렸고 중국 업체들이 생산을 늘리면서 공급은 많아졌고 글로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영향이 미쳤다. 제품을 팔아도 남는 돈이 없었다는 얘기다.
배터리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LG화학 연결 실적에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포함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적자를 내면서 LG화학 실적도 함께 눌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 6조5550억원, 영업손실 20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북미 전기차 수요 약세와 ESS 생산기지 확대에 따른 초기 안정화 비용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효과를 제외하면 손실 폭은 더 컸다.
LG생활건강도 힘을 쓰지 못했다. 1분기 매출은 1조57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영업이익은 1078억원으로 24.3% 감소했다. 화장품과 면세 채널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예전 LG생활건강은 그룹 안에서 '조용한 효자'였다. 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앞세워 꾸준히 이익을 냈고, 중국 소비 성장의 수혜도 컸다. 그러나 중국 화장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면세 채널 회복도 더디면서 예전 같은 성장세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생활용품과 음료가 버티고 있지만 화장품 부진을 모두 메우기에는 힘이 달렸다.
LG가 지난 몇 년간 붙잡은 화두는 많이 파는 회사에서 '남기는 회사'로 바뀌는 일이었다. 1분기 성적표에는 그 고민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전은 구독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버텼고, 전장은 쌓아둔 수주잔고로 힘을 냈다. 디스플레이는 OLED로 체질을 바꾼 효과가 조금씩 나타났다. 다만 화학은 첨단소재와 배터리로 방향을 틀었지만, 아직 실적 부담을 털어내지 못한 것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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