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4년간 전무했던 사고 … 청정지대 수식어 먹칠
청주 흥덕署 경계석 들이받은 40대 불구속 송치
수면제 복용 운전 위험성 ↑ … 처벌수위 대폭 강화
[충청타임즈] 약물 운전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충북에서 마약류의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채 몽롱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충북에서는 거의 적발되지 않던 사고 유형으로 약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주고 있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수면제를 복용한 채 운전대를 잡아 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로 40대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7일 낮 12시30분쯤 청주시 흥덕구 석곡동의 한 도로에서 승합차를 몰다 경계석을 들이받았다.
시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간이 약물 검사를 한 결과 A씨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분석 결과 A씨의 혈액에서 `졸피뎀·알프라졸람·에티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 성분 3종이 검출됐다.
A씨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해당 성분들은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지정된 처벌 대상 약물이었다.
이번 약물운전 교통사고는 그간 충북에서 약물운전 적발 및 사고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2~2025년) 도내 약물운전 단속 적발과 관련 교통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전국적으로 마약·약물 운전 면허 취소가 연간 수백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충북은 사실상 약물운전 관련 청정지대였다.
이번에 A씨에게 검출된 졸피뎀 등은 전국적으로 적발되는 약물 복용 운전자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검출되는 성분이다.
최근 국과수 박미정 감정관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3년간(2023~2025년) 약물운전 의심 사례로 국과수에 의뢰된 1046건 중 절반 이상인 55%가 졸피뎀 같은 의료용 마약류로 나타났다. 필로폰이나 대마 등 불법 마약류(4%)에 비해 합법적인 처방 의약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불면증 치료제로 쓰이는 졸피뎀은 3년간 371건이 검출돼 단일 성분 기준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검출 건수 역시 2023년 76건, 2024년 98건에서 지난해 197건으로 2배 이상 폭증하는 추세다.
이처럼 일상적인 처방 약물 운전의 위험성이 커지자 경찰도 칼을 빼 들었다.
지난 4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약물운전 처벌은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특히 현장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측정 불응죄가 신설됐다. 음주단속과 마찬가지로 경찰관의 정당한 약물 측정 요구나 간이 검사를 거부하거나 현장을 이탈하면 약물운전 본죄와 동일한 수위로 처벌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졸피뎀 등 수면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심한 졸음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며 “처벌 대상 약물이 아니더라도 복용 후 이상 증세가 느껴진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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