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보란듯이 ‘야유’를 ‘환호’로 바꿔놨다. 2026년은 ‘김기동 매직’이었다.
FC서울을 10년 만에 K리그1 챔피언으로 이끈 김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다가 2019년 위기에 빠진 포항의 수장으로 등장했다. 그해 포항은 K리그1 4위로 이끌었고 이듬해엔 3위를 달성한 뒤 K리그1 감독상까지 차지했다. 3위 팀 지도자가 감독상을 받은 건 김 감독이 유일하다. 그만큼 스쿼드의 한계에도 지향하는 빠른 공수 전환 색을 입히며 승승장구했다.
2021년엔 포항을 아시아 무대에서도 정상급 팀 반열에 올려놨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격, 비록 ‘오일 머니’를 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 적지에서 0-2로 져 준우승했지만 유의미한 성과였다.
2022년 다시 포항을 K리그1 3위로 이끈 그는 2023년 K리그1 준우승과 더불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 지도자로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핵심 선수의 변화에도 포항을 꾸준히 경쟁력 있는 팀으로 이끌면서 K리그 명장으로 거듭났다.
자연스럽게 김 감독을 향한 국,내외 클럽의 러브콜이 따랐다. 한때 중국 슈퍼리그 일부 팀이 그에게 관심을 뒀는데 최종적으로 2023년 12월 ‘명가 재건’을 꿈꾸는 서울의 제15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서울은 2016년 리그 우승 이후 최용수, 황선홍, 박진섭, 안익수 등 수많은 지도자가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적지 않은 투자에도 파이널A 진입에 애를 먹는 등 어둠의 시간을 보내다가 김 감독 체제에서 반전했다. 그는 부임 첫 시즌이던 2024년 서울을 K리그1 4위로 이끌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로 인도했다. 지난해엔 2년 연속 파이널A(6위)에 들었다.
다만 ‘꽃길’만 따르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파이널A에 진입했지만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못 내고, ‘기성용 이적 이슈’ 등으로 김 감독에게 서포터 ‘수호신’을 비롯해 팬은 거센 야유를 쏟아냈다. 한때 상암벌에 “김기동 나가!”가 쩌렁대게 울렸다. 그가 정상적으로 지휘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도자직을 내걸고 서울의 리더십 재편부터 체질 개선을 위해 지속해서 ‘메스’를 댔다. 마침내 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 ‘3년 차’에 꽃을 피웠다. 서울은 창단 첫 개막 4연승을 포함해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인 정규리그 최종 33라운드에서 조기 우승 금자탑을 세웠다.
최다 득점 1위(60골), 최소 실점 1위(28실점)라는 두 지표만 봐도 서울이 얼마나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는지 엿볼 수 있다. 특히 벤치 자원이 다른 우승 경쟁 팀과 비교해 약하고 지난 여름 주력 공격수 송민규(CD나시오날)가 유럽으로 떠나는 변수가 따랐지만 ‘주장’ 김진수를 중심으로 베스트11 주력 요원이 똘똘 뭉치며 ‘연패 없이’ 순항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변형 4-4-2를 바탕으로 매혹적인 축구 색채를 뽐냈다. 풀백을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임이게 하면서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 지향하는 빠른 공격 전환 패스의 기반을 마련했다. 전방 공격수의 조직적인 압박과 야잔, 로스 두 외인 수비수의 후방 일대일 싸움 우위는 전술 완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었다. 특급 스타 제시 린가드가 지난해를 끝으로 떠났지만, 모든 구성원이 더 큰 책임감을 품고 뛰게 하는 ‘원 팀’ 문화를 만들었다.
16골로 득점왕 경쟁 중인 클리말라를 비롯해 8골7도움을 기록하며 측면을 누빈 정승원, ‘중원의 핵’ 바베츠, ‘짠물 수비’를 이끈 야잔과 로스, K리그 최고 수문장으로 거듭난 구성윤 등 공수 자원 모두 고르게 활약한 배경이다.
서울에서 세 번째 시즌에 지도자 커리어 첫 K리그1 우승 타이틀을 품은 김 감독은 명실상부 최고 지도자로 우뚝 서며 또 다른 미래를 그리게 됐다.
서울 구단은 김 감독과 연장 계약을 두고 협상 중인데, 조만간 세부 조건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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