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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앵커(ANCHOR) 개편 기획㊤] 왜 라이즈(RISE)는 다시 손질되나… 대학 지...

서울의 글로벌 산학협력 선도, 울산의 복합재난 대응 안전교육 플랫폼, 충남의 지역취업 보장형 계약학과, 전북의 JB-스타트업 캠퍼스, 경북의 K-U시티 프로젝트 등 지역별 대표 과제도 제시됐다. 교육부 역시 이런 기반...

[앵커(ANCHOR) 개편 기획㊤] 왜 라이즈(RISE)는 다시 손질되나… 대학 지...

교육부가 최근 기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로 재구조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정부의 고등교육재정지원정책 전반이 다시 한번 변곡기에 들어섰다. 이번 개편은 명칭 변경 수준에 그치는 일부 사업의 조정이 아니라 날로 심화하는 지역소멸 현상에 맞서 지역대학 지원을 국가균형성장과 지역정주 전략 속에서 재배치하는, 라이즈와는 또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 시도로 읽힌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교육부가 왜 기존 라이즈 체계로는 목표 달성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17개 시‧도 중심 운영 구조를 어떻게 손보려 하는지, 나아가 5극3특 기반 초광역 단위 인재양성 체계로 어떻게 확장을 구상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는 앵커 전반적인 정책의 배경과 명분, 실행 구조, 확장 전략 등으로 구분함으로써 라이즈 재구조화의 실질에 다가가기 위함이다.

특히 이번 연재 기획은 교육부가 강조하는 ‘학생‧인재 중심’ 전환과 ‘선택과 집중’ 전략, 초광역 협업 구상이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지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대학 재정지원정책의 새로운 간판이 실제 구조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역소멸과 청년 유출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차분히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교육부가 지난달 라이즈의 앵커 개편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현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글 싣는 순서>

㊤ 왜 RISE는 ‘앵커’로 재구조화되나

㊥ 17개 시‧도 체계는 어떻게 바뀌나

㊦ 초광역 인재양성 체계의 확장 가능성

교육부가 앵커 개편 구상안을 내놓으면서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정책이 재차 전환점을 맞고 있다. 기존 라이즈에서 대학 지원에 맞춰져 있던 정책의 초점이 이제 학생과 인재, 지역 정주 성과로 옮기겠다는 전반적인 방향 재조정으로 풀이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우선 라이즈가 2025년 본격 시행 첫해를 거치며 지자체‧대학‧기업 간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는 대학지원 부서와 지역 전담기관, 지역위원회 체계를 갖췄고, 지역 맞춤형 5개년 기본계획도 수립해 시행에 들어갔다. 국고 약 2조 원이 ‘블록펀딩’ 방식으로 교부됐으며, 지방정부는 여기에 20% 이상 지방비를 매칭하는 구조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라이즈 1년 차가 제도적 틀을 세우는 데 집중되면서 학생과 인재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직접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라이즈 운영은 지원전략 수립과 훈령 제정, 집행지침 마련, 사업비 교부 등 전달체계 구축에 무게가 실렸고, 그 결과 ‘공급자 중심’ 운영 성격이 강해졌다는 문제의식이 생겼다. 앵커 전환은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해 사업 설계와 평가, 재원 배분 전 과정에서 학생의 취‧창업 및 정주 성과를 중심에 두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재구조화의 배경에는 수도권 집중과 비수도권 청년 유출에 대한 위기의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본사의 77%, 디지털 기술기업의 76%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최근 10년간 청년층의 수도권 순이동 규모는 67만 명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수도권 과밀이 주거와 일자리 경쟁을 심화시키는 한편, 비수도권의 생산인구와 산업기반을 약화시켜 국가 전체 성장동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역 청년이 지역대학에서 배우고, 지역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한 뒤, 다시 지역에 정주하는 흐름을 만드는 것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앵커가 대학 재정지원정책을 넘어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연결되는 인재양성 체계로 재설계되는 배경이다. 실제 교육부가 제시한 추진방안에는 국토공간 대전환 프로젝트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이 동시에 담겼다. 지역대학 지원을 별도 사업 단위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 성장의 기반을 만드는 인재정책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현장에서 제기되는 “왜 굳이 이름까지 바꾸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선을 긋고 있다. 앵커로의 ‘리브랜딩’은 거버넌스 구축 자체보다 학생과 인재의 체감 지원을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의도적 조치’라는 것이다. 정책의 간판을 바꿈으로써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 참여 주체들이 사업 목표를 더 자주, 더 명확하게 인식하게 하고, 실행 행태 자체도 바꾸겠다는 전략적 목적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라이즈 재구조화 방안'에 대해 전격 발표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교육부 관계자는 본지에 “라이즈는 그동안 대학에 집중해온 정책이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사람과 지역 인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라며 “학생 입장에서 보면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에 정주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고, 그곳에서 계속 살면서 지역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 라이즈부터 이어져 온 핵심 목표였다. 앵커라는 명칭도 그 지역에 닻을 내린다는 개념을 담아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학들이 걱정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정책의 전달 경로로 대학이 분명히 존재하고, 학생들에게 우수한 프로그램과 지원을 제공하려면 대학의 역량이 높아져야 하는 것도 맞다”면서도 “그런데 지금까지 라이즈가 운영되면서 대학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정작 학생들이 소외됐다는 반성이 있었다. 결국 대학도 사람을 잘 길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사람이 지역에 정주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만큼 정책의 무게 중심을 학생과 지역 인재 쪽으로 옮겨 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거버넌스 구축에서 학생 체감 성과로… 교육부가 짚은 RISE의 한계 =

라이즈는 당초 지자체‧대학‧산업계가 협력해 대학을 지역혁신의 허브로 육성하고, 지역인재 양성에서 취‧창업,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출범했다.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해 전국 단위로 도입됐고, 각 지역은 대학 지원체계를 넓게 구축하는 데 집중해 왔다. 서울의 글로벌 산학협력 선도, 울산의 복합재난 대응 안전교육 플랫폼, 충남의 지역취업 보장형 계약학과, 전북의 JB-스타트업 캠퍼스, 경북의 K-U시티 프로젝트 등 지역별 대표 과제도 제시됐다. 교육부 역시 이런 기반 구축 자체는 성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라이즈는 첫해 특성상 위원회 구성과 재원 배분, 집행체계 정비 등 틀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학생이 무엇을 체감했는지에 대한 점검은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못했다. 거버넌스 구축 실적은 쌓였지만, 그것이 실제로 학생의 취업 역량 강화나 창업 기회 확대, 정주 기반 형성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특히 예산 배분 구조를 핵심 한계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형식적 형평성과 온정주의에 기대 예산이 넓고 얇게 퍼지는, 이른바 ‘나눠먹기’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교육부 진단이다. 실제 일부 대학에는 2,100만 원, 5,100만 원 수준의 소규모 예산이 배정됐고, 17개 지방정부가 운영한 단위과제는 총 216개에 달했다. 교육부는 과제가 지나치게 잘게 쪼개질수록 자원 집중이 어려워지고, 사업이 성과 창출보다 관리 중심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라이즈 현장에서는 지난해가 정책 시행의 원년이었던 만큼, 더 많은 대학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형평성을 고려한 배분 요구가 적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관행으로 굳어지고 사업의 정체성 자체를 흐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성과가 낮은 과제는 줄이거나 폐지하고, 학생과 인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성과의 직‧간접적 판단 기준도 달라질 전망이다. 앵커는 중앙정부가 일률적 목표를 제시하고 줄 세우는 방식이라기보다, 각 지역이 스스로 수립한 계획과 목표에 따라 성과를 측정하고 그 결과에 맞춰 재원을 배분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다만 그 평가의 중심에는 학생 체감도와 취업‧정주 성과가 놓인다. 몇 개 대학이 참여했는지, 얼마나 고르게 예산을 나눴는지가 아니라, 학생의 역량 강화와 지역 안착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가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학생‧인재 중심 체질 개선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핵심은 학생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정주를 결정할 때 학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장애를 겪는지부터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과 교육 수준에 따라 필요한 지원도 다른 만큼, 취업 연계와 현장실습, 창업 지원, 생활 기반 지원을 포함한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교육과정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된다. 지금까지는 비교과 프로그램 중심의 지원이 많았는데, 이 경우 사업 종료 후 성과가 제도 안에 정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초기에는 비교과 형태로 시작하더라도 효과가 입증되면, 이를 정규 교육과정 안으로 편입시키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학생 중심 전환은 프로그램 수 확대가 아니라, 교육과정 개편과 현장실습 강화, 취업 연계 확대, 정주 지원 체계 마련 등을 통해 대학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강조하는 대표 영역도 비교적 분명하다. 계약학과와 장기 직무실습, 기업 협업형 교육 프로그램, 창업교육과 창업 인프라 구축, 장학과 주거, 취업 연계 지원 등이 학생 체감도가 높은 과제가 제시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앞으로 이런 항목들은 단순 부가 프로그램 성격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명시적으로 반영돼야 하며 예산 배분과 성과평가에서도 핵심 기준으로 작동하게 된다.

지난달 13일 한국연구재단 대전청사에서 교육부의 앵커 개편 설명회가 진행된 가운데, 최우성 지역대학지원과장이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 시‧도 단위 넘어 초광역으로… 앵커가 겨냥한 인재양성 재편 =

앵커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시‧도 중심 사업 구조를 초광역 단위로 확장하는 데 있다. 교육부는 기존 라이즈가 17개 시‧도 단위로 추진되면서 생활권과 산업권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초광역 협력 사례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행정구역 경계가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와 인재 이동 경로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를 앵커 체계에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산업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경향은 이미 행정구역을 초월해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완성차 공장이 울산에 있어도 협력사와 부품공장, 연구기관은 부산‧경남‧경북에 걸쳐 분포할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특정 시‧도 단위만으로는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기 어렵고, 학생이 이동하며 학습하고 취업하는 실제 생활권도 반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인재양성 역시 현행 대비 더 넓은 권역 단위에서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최근 발표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육성 방안’과도 앵커를 연결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거점국립대가 보유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특정 대학만 활용하는 구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지역 내 다른 대학과 학생들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앵커 체계의 또 다른 목표다. 이는 시·도 단위를 넘어 초광역 및 5극3특 단위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정 구조 역시 이런 방향에 맞춰 조정된다. 교육부가 제시한 2026년 재구조화 방향에 따르면 총 국고 예산은 2조1,400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지방정부 자율 인재육성 분야에는 기본 배분 8,500억 원, 성과평가에 따른 환류 예산 4,000억 원, 매칭 인센티브 1,000억 원이 각각 반영된다. 이와 별도로 5극3특 공유대학 1,200억 원,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양성 800억 원, 특성화 지방대학 3,722억 원, 첨단분야‧창업 인재양성 2,060억 원 등도 편성됐다. 교육부는 성과가 미흡한 과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확보된 재원을 학생 중심 신규 과제와 인재양성 모델에 재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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