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앤트로픽이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Claude)’를 앞세워 법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문서 작성 보조를 넘어 계약 관리, 판례 조사, 소송 대응, 기업 법무까지 아우르는 전문 법률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앤트로픽은 12일(현지시간) 법률 업무 지원 제품 ‘Claude for Legal’을 대폭 확장하며 20개 이상의 MCP(Model Context Protocol) 커넥터와 12개의 법률 특화 플러그인을 새롭게 공개했다. 이번 기능은 최신 모델 ‘클로드 오퍼스 4.7’을 기반으로 동작하며, 긴 문서 분석과 복잡한 법률 추론 성능을 강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법률 업계는 계약 관리, 문서 보관, 판례 검색, 전자증거개시(e-discovery), 데이터룸 등 다양한 특수 소프트웨어 위에서 운영된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클로드는 이러한 시스템에 직접 연결돼 실제 업무 흐름 안에서 작동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도큐사인·웨스트로·릴래티비티까지…법률 생태계 전반 연결
이번에 공개된 MCP 커넥터는 법률 소프트웨어 전반을 포괄한다.
계약 및 문서 관리 영역에서는 도큐사인(DocuSign), 아이언클래드(Ironclad), 디파인리(Definely), 아이매니지(iManage), 넷도큐먼츠(NetDocuments)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AI는 계약서의 갱신일, 의무 조항, 변경 영향 등을 자동 분석하고 내부 플레이북과 대조할 수 있다.
데이터룸 및 인수합병(M&A) 분야에서는 데이터사이트(Datasite), 박스(Box)와 연동해 가상 데이터룸 문서를 검색하고 실사 준비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전자증거개시와 소송 지원 영역에서는 에버로(Everlaw), 릴래티비티(Relativity), 콘실리오(Consilio) 등과 연결된다. AI가 대량의 소송 문서를 분류하고 사건 타임라인을 구성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톰슨 로이터의 ‘코카운슬 리걸(CoCounsel Legal)’과의 양방향 통합이 이뤄진 점이 눈에 띈다. 웨스트로(Westlaw) 판례 데이터와 내부 문서를 기반으로 검증 가능한 방식의 법률 지원을 강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아웃룩, 엑셀, 파워포인트와의 연동도 확대됐다. 워드에서 수정한 계약서 내용이 별도 설명 없이 아웃룩 이메일 초안이나 이사회 보고용 자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맥락을 유지한다.
법률 AI 시장 ‘과열’…투자 확대 속 부작용 우려
법률 AI 시장은 최근 대규모 자금이 몰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부 법률 AI 스타트업은 수십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앤트로픽 역시 법률 분야를 핵심 성장 산업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AI 도입 압박이 커지면서 먼저 도입한 로펌과 사내 법무팀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클로드 활용을 주제로 한 웹 세미나에는 2만 명 이상이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I 활용 확산과 함께 정확성과 책임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AI가 생성한 오류가 포함된 법률 문서를 제출해 제재를 받은 사례가 보고됐고, 일부 판결문 작성 과정에서 AI 활용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법원에 제출되는 문서의 신뢰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는 업계 전반의 과제로 남아 있다.
“정확성·감사가능성 확보가 관건”
국내 법률테크 전문가는 “법률 AI는 단순 생산성 도구를 넘어 판결과 계약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산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정확성과 감사 가능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모델 기업이 법률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직접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산업 구조 변화를 의미한다”며 “다만 자동화 범위가 넓어질수록 책임 소재와 검증 체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앤트로픽은 커넥터와 플러그인을 오픈 프로토콜 기반으로 제공해 로펌과 기업이 자체 규칙과 선례를 반영한 맞춤형 기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비영리 법률 단체와 협력해 공익 법률 접근성 확대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법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생성형 AI 기업 간 경쟁은 이제 범용 챗봇을 넘어 전문 산업 생태계 장악을 둘러싼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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