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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암 치료 설계 4주에서 하루로"…LG, 정밀의료 시간 바꾸려는 '에이전틱...

LG의 엑사원 기반 암 에이전틱 AI. 자료=LG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시간이다. 환자의... LG AI연구원과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가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공개한 '암 에이전틱 AI...

"암 치료 설계 4주에서 하루로"…LG, 정밀의료 시간 바꾸려는 '에이전틱...

LG의 엑사원 기반 암 에이전틱 AI. 자료=LG

[비즈월드]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시간이다. 환자의 조직을 분석하고, 암유전자 활성을 확인한 뒤 약물 반응을 검토해 치료 전략을 세우는 과정은 정밀할수록 복잡해진다. 그만큼 치료 시작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LG AI연구원과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가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공개한 ‘암 에이전틱 AI’ 연구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양측은 암 환자의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설계까지의 전 과정을 하루 안에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출발점은 LG의 병리 AI 모델인 엑사원 패스(EXAONE Path)다.

이 모델은 조직 병리 이미지 한 장만으로 1분 이내에 조직 내 암유전자 활성 여부를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정밀의료에서는 분자 진단과 추가 검사, 해석 과정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진행되지만 엑사원 패스는 이미지 기반 예측을 통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표적 치료 가능성이 있는 환자군을 더 빠르게 가려내는 기반 기술로 제시됐다.

이번에 공개된 시스템의 핵심은 단일 모델이 아니라 다중 AI(인공지능) 에이전트의 협업 구조에 있다.

각 에이전트는 암 조직 이미지 분석, 조직 내 암유전자 위치 및 활성 정보 확인, AI 예측 결과와 실제 측정 결과의 대조·검증, 후보 약물 반응 평가, 치료 전략 설계, 최종 판단 지원 등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다.

즉 하나의 AI가 모든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AI가 단계별 전문성을 나눠 맡으며 치료 설계를 완성하는 구조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인지(Perceiving), 추론(Reasoning), 계획(Planning), 실행(Action)의 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한 에이전트가 도출한 결과는 다음 에이전트에게 전달되고, 후속 단계에서 다시 검증과 해석이 이어진다.

기존 의료 AI가 주로 단일 질의에 대한 응답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에이전틱 AI는 분석에서 검증, 설계, 의사결정 지원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 연구가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AI의 속도를 강조하면서도, 최종 판단의 주체를 의료진으로 분명히 남겨뒀다는 데 있다.

시스템에는 전문 의료진과 AI가 의견을 공유하고 검증하는 안전장치가 포함돼 있다.

의료진은 환자의 병력과 특이사항을 검토하고, 조직 내 암유전자 활성에 대한 AI 예측과 실제 측정 결과를 비교하며, 약물 반응 데이터를 검증한 뒤 최종 치료 결정을 내린다.

AI는 어디까지나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설명하는 파트너로 기능하고, 임상적 책임과 판단은 인간 전문가가 맡는 구조다.

흥미로운 점은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결과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구간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안전성,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실제 검증 결과와의 비교, 약물 반응 상관관계 분석 등 여러 기준을 통해 결과를 다시 정리한 뒤 의료진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는 의료 AI의 핵심 과제인 설명 가능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실제 환자 사례로 본 LG의 엑사원 기반 암 에이전틱 AI. 자료=LG

LG AI연구원은 암 진단부터 치료법 결정까지 평균 4주 이상 소요되던 기간을 하루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목표가 실제 임상에서 구현된다면 가장 큰 변화는 치료 골든타임의 확보일 것이다. 암 환자에게는 며칠, 몇 주의 차이가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임상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밀도를 함께 끌어올리는 새로운 형태의 의료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재 연구 적용의 출발점은 위암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앞으로 대장암과 폐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했다.

환자 사례가 축적될수록 각 에이전트가 함께 업데이트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누적 데이터 기반의 예측과 추천 역시 점차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병원 현장에서는 실시간 조직 분석을 통한 맞춤형 치료 제공이, 제약 분야에서는 최적 환자군 선별과 적응형 임상시험 설계가 주요 활용 가능성으로 제시됐다.

이번 발표는 의료 AI가 더 이상 단순 판독 보조에 머무르지 않고, 의사결정의 전 과정을 보조하는 파트너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효과는 향후 검증 데이터와 의료진 수용성, 규제와 안전성 확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 AI가 의료의 속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과 치료 설계의 구조 자체를 다시 짜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암 치료 설계를 하루 만에 끝낸다’는 구상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정밀의료의 미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명한 신호이기도 하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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