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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알파고와 대국’ 이세돌 “AI 시대엔 서사·철학 활용이 중요 경쟁력”

“돌이켜보면 10년 전 대국 당시에는 인공지능(AI)을 알아보려는 노력도, 대국을 준비하는 자세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AI를 다루는 역량에 따라 과거 문맹과 비문맹 간 수준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질 텐데, 우리는 과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알파고와 대국’ 이세돌 “AI 시대엔 서사·철학 활용이 중요 경쟁력”

한경협 경영자 하계포럼서 강연

급격 발전으로 불평등·격차 우려

“돌이켜보면 10년 전 대국 당시에는 인공지능(AI)을 알아보려는 노력도, 대국을 준비하는 자세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AI를 다루는 역량에 따라 과거 문맹과 비문맹 간 수준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질 텐데, 우리는 과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인류를 대표해 AI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사진)는 16일 ‘2026 한경협(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강연에서 10년 전 알파고와의 대국을 복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개인과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풀어놨다.

먼저 이 교수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가져올 사회적 불평등과 격차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격차는 과거 문맹과 비문맹의 차이 이상으로 벌어질 것”이라며 ‘새로운 문맹의 시대’를 예고했다. AI를 단순 검색이나 질문 도구로 쓰는 사람과, 주체적으로 제어하는 비서이자 파트너인 ‘에이전틱 AI’ 수준으로 다루는 사람의 역량 차이는 건너기 힘든 강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교수는 이미 다른 산업보다 5년 정도 먼저 AI 시대를 맞이한 바둑계를 예로 들었다. 현재 바둑계는 프로 기사들도 AI를 보며 공부하고, 해설자들조차 직관이나 경험이 아닌 AI 분석을 지켜보며 해설하는 상태다. 그는 “바둑 프로그램 보급으로 실력이 평준화될 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AI를 잘 이해한 고수들이 원리를 파악하며 더 강해졌고 상하위 기사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꼽은 AI의 가장 큰 가치는 인간이 가진 무의식적 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려주는 역할에 있다. 그는 알파고와 펼친 대국을 예로 들며 “알파고는 인간 프로 기사들이 수십년간 두지 않았던 ‘화점 3·3 침입’을 대국 초반부터 선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간 기사들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두면 나쁘다고 배웠기 때문에 프로가 된 후에도 고정관념에 갇혀 그 수를 쓰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할지에 초점이 맞춰진 도입 초창기일 뿐”이라며 “3년 혹은 5년 뒤에는 활용법에 관한 이야기가 숨 쉬는 것처럼 너무 당연해져서 아무도 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때는 단순히 AI를 잘 쓰는 수준을 넘어 자기만의 신념과 철학을 기술에 녹여내지 못하면 가치나 의미를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가 된다”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인간이 쥘 수 있는 마지막 열쇠는 ‘종합적인 설계 능력’이라고 규정했다. “AI는 명확한 규칙과 제한된 환경에서 압도적 능력을 보이지만, 인간은 방향을 제시하고 기획과 설계, 철학을 담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했다. 그는 “AI 활용이 당연해지는 시대에는 결국 인간만의 서사와 철학을 얼마나 녹여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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