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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4화 여성의 말이 종종 감정으로...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5화는 '여성은 왜 자신의 말 앞에 단서를 붙일까'로 이어집니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네이버 뉴스에서 더 많은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4화 여성의 말이 종종 감정으로...

왜 여성의 말은 종종 ‘기분’의 문제로 받아들여질까?

왜 같은 이야기를 해도 어떤 말은 의견이 되고, 어떤 말은 감정으로 해석될까?

왜 설명하려는 말이 때로는 단순한 불만처럼 들리기도 할까?

이미지는 AI의 도움으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런 경험을 한다. 어떤 상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너 지금 감정적인 것 아니야?’라는 말을 듣는 순간이다. 그 말은 상대를 진정시키려는 표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그 말의 의미를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여성들은 말을 꺼내다가도 중간에 설명을 덧붙이게 된다. 괜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제가 예민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요’ 와 같은 표현을 먼저 붙이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의 말을 미리 낮추면서 시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의 말이 감정적인 반응으로 오해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를 조금 더 차분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장면이 보인다. 같은 상황을 설명하는 말이라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의 말은 분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떤 사람의 말은 감정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도 말의 무게가 다르게 평가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면서도 동시에 스스로를 조심하게 된다. 혹시 감정적인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괜히 예민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을지 신경 쓰게 되는 것이다.

법원에서 조정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어떤 여성 당사자가 관계에서 반복되어 온 문제를 차분히 설명하고 있는데도 상대방이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너무 감정적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부터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문제의 내용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태도가 먼저 평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말은 감정의 표현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생각해 온 상황에 대한 설명일 때가 많다.

이미 마음속에서 여러 번 정리된 이야기일 때도 많다. 그래서 때로는 질문을 조금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들리는 말이 정말 감정일까? 아니면 그동안 설명되지 못했던 생각일까?’ 하고 말이다.

말에는 감정이 담길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이 담겨 있다고 해서 그 말의 내용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말은 감정이 담겨 있기에 더 오래 생각해 온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 감정은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해받지 못했던 경험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말을 들을 때는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말이 단순한 감정인지, 아니면 감정을 통해 설명되고 있는 경험인지 말이다.

말의 무게는 감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그 감정 속에 관계를 이해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야기가 들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55화는 ‘여성은 왜 자신의 말 앞에 단서를 붙일까’로 이어집니다.

안귀옥 변호사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네이버 뉴스에서 더 많은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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