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아이슬란드 ‘EU 가입 재추진’ 국민투표서 부결

아이슬란드가 13년 만에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재개할지를 두고 진행한 국민투표가 부결됐다.

아이슬란드 ‘EU 가입 재추진’ 국민투표서 부결

52.8%가 반대…농어민들, 경쟁 심화·어업권 통제력 상실 우려

아이슬란드가 13년 만에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재개할지를 두고 진행한 국민투표가 부결됐다.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는 ‘아이슬란드가 EU와 가입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가’를 두고 국민투표 한 결과, 반대가 52.8%로 찬성(47.2%)을 앞섰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표는 2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실시됐다. 투표율은 2024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82.5%를 기록했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EU에 가입해 북극 패권 경쟁으로 커진 안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찬성 측과 아이슬란드 주요 산업의 타격을 우려하는 반대 측이 팽팽히 맞섰다.

찬성 측은 북극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지정학적 격변기에 EU 가입으로 안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을 지속해서 주장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혼동해 발언하자 아이슬란드 내 불안감도 커졌다. 아이슬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중 군대를 보유하지 않은 유일한 회원국이다.

EU 가입으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해소하려는 기대도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내수 시장이 좁고 관광업 의존도가 높아 외부의 경제적 충격에 취약한데, EU 합류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도 EU 가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은 EU 가입이 아이슬란드 주권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슬란드인 귀드문뒤르 브륀욜프손(62)은 뉴욕타임스에 “EU에 권한을 넘기면서 국민과 의사결정권자들 사이의 거리가 벌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농어민들은 EU 규정이 적용되면 농어업에서 직접적 피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EU 시장 내에서 경쟁이 심화할 수 있고, 자국 주변 해역의 어업권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1944년 덴마크로부터 독립한 아이슬란드가 주변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은 것은 주요 산업인 어업 덕분이라는 국민적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가입 협상 절차를 앞당기고 13년간 중단됐던 회원국 확대를 재개하려 한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국민투표는 EU의 지정학적 신뢰도를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며 “반대가 의견이 더 많을 경우 아이슬란드 국민이 급변하는 지정학적 정세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아이슬란드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EU 가입을 신청해 협상이 진행됐지만, 2013년 EU 가입에 회의적인 정부가 집권하면서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