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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이 비염·코막힘 방치하면…키 성장·얼굴형까지 영향”

김성훈 한의원 원장이 소아환자의 소아비염을 진료하고 있다.

“아이 비염·코막힘 방치하면…키 성장·얼굴형까지 영향”

“아이 비염·코막힘 방치하면…키 성장·얼굴형까지 영향”

알레르기 비염·열성 건조성 비염, 갈래 달라도 구강호흡으로 이어져

깊은 잠 끊기면 성장호르몬 분비 줄어…콧물 없는 코막힘도 살펴야

도움말: 김성훈 한의원장

2026년 10월 18일(일) 14:45

김성훈 한의원 원장이 소아환자의 소아비염을 진료하고 있다.

아이 비염 가운데 가장 흔한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찬 공기 같은 자극에 코 점막이 과민하게 반응해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아침저녁 기온 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증상이 한층 심해져 이맘때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크게 늘어난다.

흔히 비염은 크면 저절로 낫는다고 여겨 지나치기 쉽다. 실제로 자라면서 코가 편해지는 아이도 있다. 그러나 코막힘이 몇 해씩 이어지는 사이 아이의 얼굴이 자라는 방향과 키가 자라야 할 밤의 깊이가 함께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30년간 성장기 아이들을 진료해 온 광주 김성훈한의원의 김성훈 원장을 통해 소아 비염의 갈래와 코막힘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비염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아침에 심하고 찬 공기나 먼지에 곧바로 반응하는 알레르기 비염은 한의학에서 차고 습한 쪽으로 기운 상태로 본다. 반대로 콧물은 한 방울 없는데 코 안이 바싹 말라 딱지가 앉고, 코를 자꾸 후비다 코피가 비치며, 밤만 되면 답답해 뒤척이는 경우도 있다. 진액이 마르고 열이 위로 몰린 열성 건조성 비염이다.

김성훈 원장은 “열성 건조성 비염은 난방이 시작되는 가을부터 부쩍 심해지는데, 콧물이 없어 부모도 비염인 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며 “두 갈래는 방향이 정반대지만 결국 코로 숨을 못 쉬고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는 점에서 만난다”라고 설명했다.

입이 벌어지면 혀는 입천장에 붙어 있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앉는다. 위턱은 본래 혀가 안에서 받쳐 주는 힘을 받으며 옆으로 넓어지는데, 그 받침이 사라지면 좁고 높은 입천장 쪽으로 자라게 된다. 아래턱은 벌어진 입을 따라 아래로, 뒤로 물러나고 얼굴은 길어 보인다. 치열이 겹치고 턱선이 흐려지는 변화도 여기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쪽 코가 유독 더 막히는 아이는 숨이 편한 쪽으로만 돌아누워 자는 경향이 있다. 머리 무게가 매일 밤 한쪽 얼굴에 실리면서 좌우 균형까지 틀어질 수 있다. 얼굴뼈가 한창 자리를 잡는 성장기에 일어나는 변화라 어른이 된 뒤에는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김 원장은 “사진 속 아이 얼굴이 예전과 달라 보인다고 부모가 느끼는 시점에는 이미 몇 해가 흐른 경우가 많다”며 “비염을 코만의 문제가 아니라 얼굴이 자라는 환경의 문제로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중 고르게 나오지 않는다. 잠든 뒤 처음 몇 시간 안에 찾아오는 가장 깊은 잠, 흔히 서파수면이라 부르는 깊은 비렘수면 구간에서 가장 많이 분비된다. 몇 시에 재웠느냐보다 얼마나 깊이 잠들었느냐가 성장에 더 중요한 이유다.

코막힘으로 숨길이 좁아지면 뇌는 숨을 확보하려고 잠을 얕은 쪽으로 끌어올리고, 아이는 깨지 않았어도 밤새 여러 번 잠의 단계가 끊긴다. 꿈을 꾸는 렘수면까지 흐트러지면 낮 동안의 기억과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아 집중력 저하나 예민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밤이 한 계절, 두 계절 이어지면 성장호르몬이 나올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목 뒤로 넘어간 콧물이 아침 입맛을 떨어뜨리는 것도 성장에 불리한 요인이다. 아이의 숨길은 어른보다 좁아 같은 정도로 코가 부어도 훨씬 더 막힌다.

김 원장은 “아홉 시간을 재워도 아침마다 깨우기 힘들고, 코를 골거나 이를 갈고, 낮에 멍하거나 예민해진 아이라면 잠의 길이보다 깊이를 먼저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 점막은 자율신경의 조절을 받는다. 일교차가 커지고 피로가 쌓여 조절력이 떨어지면 같은 찬 공기, 같은 건조한 바람에도 점막이 더 크게 반응한다. 한의학에서 코를 폐의 창이라 부르며 바깥 기운의 변화에 가장 먼저 흔들리는 자리로 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막힘이 석 달 넘게 이어지면 입으로 숨 쉬는 방식이 습관으로 굳고, 얼굴과 잠과 성장이 함께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치료에 앞서 비염의 갈래를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차고 습한 쪽으로 기운 코와 마르고 열이 몰린 코는 한약의 방향이 정반대여서, 거꾸로 잡으면 오히려 더 답답해질 수 있다. 여기에 침으로 점막의 순환을 살피고, 굽은 목과 등을 바로 세워 숨길을 넓히며, 입을 다물고 자는 습관을 함께 잡아 가는 방식이다. 아이를 억지로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라야 할 시간을 방해받지 않도록 숨길과 잠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원리다.

생활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난방을 시작하면 실내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침구는 자주 세탁해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을 멀리해 깊은 잠에 드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아이 코에 콧물이 흐르는지, 마른 딱지가 앉는지부터 살피고, 옆모습 사진을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입술이 벌어져 있지 않은지 확인해 보길 권한다”며 “성장기는 다시 오지 않는 만큼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을 먼저 가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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