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비뇽 페스티벌’ 28년만에 韓작품 공식초청
초청작 47편중 9편이 한국작
예술감독“韓초청, 끝아닌 시작”
‘연희해체’는 전석 매진 기록
한강,노벨상後 첫 기자간담회
“혐오, 문제로 생각하는게 희망”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초청된 한국 작품들. 왼쪽부터 ‘긴: 연희해체프로젝트Ⅰ’ ‘섬 이야기’ ‘1도씨’ ‘눈, 눈, 눈’ 공연 모습.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세계 최대 공연예술 축제인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4∼25일)에서 한국 공연이 잇달아 무대에 오르며 현지 관객과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80회를 맞은 올해 축제는 한국어를 공식 초청언어로 선정하고, 전체 공식 초청작 47편 가운데 9편을 한국 작품으로 채웠다. 한강 작가도 초청돼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국내 기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아비뇽 페스티벌이 한국 작품을 공식 초청한 것은 28년 만이다.
티아구 호드리게스 예술감독
티아구 호드리게스 예술감독은 15일(현지시간) 아비뇽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어 초청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이제는 28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도 한국 예술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유럽의 비평가, 동양 예술 전문가조차 한국의 동시대 예술가들이 어떤 공연예술을 만들어가는지 아는 바가 없다는 호기심이 생겼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은 것도 계기가 됐다.
현지 반응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폭발적이며 긍정적이었다”며 “많은 전문가와 연극계 관계자들이 만장일치로 한국 작품들이 좋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른 페스티벌에 초청된 작품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작가 한강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축제에 초청된 한강도 2024년 노벨문학상 시상식 이후 처음으로 한국 기자들과 공개 간담회를 통해 만났다. 그는 최근 한국 사회와 세계 곳곳에서 커지는 혐오와 단절의 문제에 대해 “혐오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일치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는 게 아닐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강은 지난 12일 아비뇽에서 ‘작가와의 대화’에 이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바탕으로 한 낭독 공연도 정식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아비뇽에서는 다양한 장르와 형식의 한국 공연들이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통 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인보 연출의 ‘긴: 연희해체프로젝트Ⅰ’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제주 4·3을 다룬 이경성 연출의 ‘섬 이야기’, 제주 해녀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이진엽 연출의 ‘물질’, 허성임 안무의 ‘1도씨’, 구자하 연출의 ‘쿠쿠’ ‘한국 연극의 역사’ ‘하리보 김치’, 한강 원작의 ‘작별하지 않는다 - 새’, 이자람이 쓰고 작창한 판소리 ‘눈, 눈, 눈’ 등이 축제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아비뇽에서 상연된 작품 일부는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아비뇽 포커스’ 프로그램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아비뇽이 또 다른 페스티벌과 한국 예술가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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