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AI
아마존이 인공지능 인프라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글로벌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선전포고를 하며 자체 개발 칩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앤디 재시(Andy Jassy)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9일 발표한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자사의 AI 칩 사업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엔비디아 중심의 시장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공식 선언했다.
"AI 칩 시장의 새로운 전환"…비용 절감 내세워 고객사 확보
재시 CEO는 "지금까지 AI는 거의 전부 엔비디아 칩 위에서 돌아갔지만, 이제 새로운 전환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아마존이 밀고 있는 칩은 훈련용 '트레이니엄Trainium)'과 추론용 '인퍼런시아(Inferentia)' 두 종류다. 아마존은 AWS 고객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신 자사의 칩을 사용할 경우 비용을 30~40%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앤트로픽(Anthropic)은 트레이니엄을 활용해 자사의 거대언어모델(LLM)인 '클로드(Claude)'를 훈련하기 시작했다. 구글(Google) 역시 자체 개발 칩인 TPU(텐서처리장치)를 통해 비슷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점유율 31%를 차지하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이들의 자체 칩 전환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다른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의 자체 AI 칩 사업은 이미 연간 200억달러 매출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최대 고객이 경쟁자로…빅테크 4인방, 칩 내재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자사의 최대 고객들이 직접적인 경쟁자로 변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4곳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4개 기업 모두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칩 성능 자체는 여전히 엔비디아가 앞서고 있지만, 고객 맞춤형 칩이 범용 칩 시장을 흡수하기 시작하면 과거 인텔이 겪었던 시장 지배력 약화 구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한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대목은 아마존의 AI 사업 부문 성장 속도다. 주주서한에 따르면 과거 AWS가 100억달러 매출을 달성하는 데 14년이 걸렸지만, AI 사업은 2026년 1분기 기준 이미 1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AWS 자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재시 CEO는 자체 칩 생태계가 정착될 경우 매년 수백억달러의 자본적지출(CAPEX)을 절감하고,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시의 이번 주주서한은 클라우드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간의 인프라 구축 협력이 결국 생존을 위한 원가 경쟁으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엔비디아의 범용 칩이 초기 AI 생태계 구축에 필수적이었다면, AI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비용이 급증하는 현재 단계에서는 맞춤형 설계 칩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빅테크들의 자체 칩 내재화 전략은 단순한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변화이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새로운 지형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중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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