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로 아동 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와 달리 영유아 콘텐츠 시장 안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감지된다. 자녀 한 명에게 집중하는 이른바 '골드 키즈' 트렌드가 에듀테크 기술과 맞물리면서 초개인화 콘텐츠 수요가 빠르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얼굴이 동화 속 주인공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AI 그림책이 그 중심에 있다. 기술의 완성도를 시장이 먼저 알아봤고 정부가 뒤따랐다.
아기곰컴퍼니(대표 강신현)가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 팁스(TIPS) 일반 트랙'에 최종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액셀러레이터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의 추천으로 이뤄진 이번 선정으로 아기곰컴퍼니는 향후 2년간 최대 8억원의 R&D 지원금을 확보했다.
2024년 9월 설립된 창업 1년 반 남짓의 스타트업이 이미 누적 가입자 8만명과 인스타그램 팔로워 3만명을 보유한 상태에서 받아낸 결과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핵심 기술은 '영유아 얼굴 임베딩 기반 개인화 AI 그림책 자동 생성 및 스마트 퍼블리싱'이다. 아이의 얼굴 사진을 단순히 이미지에 합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얼굴 특징 자체를 학습해 다양한 화풍의 동화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고난도 접근이다. 여기에 월령, 발달 단계, 관심사, 독서 맥락 데이터가 결합돼 아이별로 최적화된 스토리가 도출되는 구조다.
강신현 대표는 "아이들은 자신과 닮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순간 책에 대해 압도적인 몰입감을 보인다"며 "이 반응이 곧 평생의 독서 습관을 결정짓는 골든 타임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책을 만드는 도구가 목적이 아니라 아이가 책과 사랑에 빠지는 경험 자체를 설계하는 것이 이번 R&D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회사제공
아기곰컴퍼니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디지털 결과물에 그치지 않는 유통 인프라다. AI가 생성한 고화질 이미지를 인쇄 표준 규격의 PDF로 자동 변환하고 이를 국내외 주문형 출판(POD) 시스템과 연결해 주문 즉시 종이책으로 배송하는 스마트 퍼블리싱 체계를 구축 중이다.
기술 기업이 흔히 간과하는 오프라인 유통과 제작 효율성을 수익 모델 안에 처음부터 설계했다는 점에서 에듀테크 업계에서도 차별화된 행보로 평가된다.
영유아 대상 서비스인 만큼 안전성 기준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아기곰컴퍼니는 5가지 콘텐츠 가드레일과 4축 QC 체계를 도입해 AI 생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한다. 발달 단계 적합성, 정서 안정성, 언어 표현, 상상력 확장, 보호자 수용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구조다.
강 대표는 "이번 팁스 선정은 아기곰컴퍼니가 축적해온 영유아 독서 데이터와 기술적 진정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국내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영유아 AI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에서 AI 개인화 콘텐츠 경쟁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 출판사들이 맞춤형 학습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유럽 기반의 개인화 그림책 서비스가 부상 중이다. 아기곰컴퍼니가 기술 고도화와 출판 인프라 확장을 동시에 완성할 경우 영유아 독서 경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K-에듀테크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8만 가입자 규모의 데이터 자산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작동하는 기술력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느냐다.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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