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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썰물밀물] 고수의 생각법, 인천의 다음 수는 무엇인가?

조훈현 국수의 을 읽으며, 바둑 이야기가 도시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바둑에서 매 순간 최선의 수를 찾는 과정은 도시라는 공간에서 최선의 정책과 발전 방향을 탐구하는 일과 닮아있다.

[썰물밀물] 고수의 생각법, 인천의 다음 수는 무엇인가?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조훈현 국수의 <고수의 생각법>을 읽으며, 바둑 이야기가 도시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바둑에서 매 순간 최선의 수를 찾는 과정은 도시라는 공간에서 최선의 정책과 발전 방향을 탐구하는 일과 닮아있다. 바둑의 반상(바둑돌이 놓이는 바둑판 공간)이 도시에서는 토지 공간으로 이어지고, 반상의 수 읽기는 도시의 미래를 탐구하는 치열한 연구와도 일맥상통한다.

바둑 고수들이 모이면 바둑을 읽는 수준도 높아진다. 조훈현에서 시작하여 이창호, 이세돌, 신진서로 이어진 한국 바둑 고수의 맥이 그것을 보여준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를 연구하고 설계하는 역량이 높아지면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표출되고, 도시 활동이 활기를 띠며 도시 품격도 상승한다. 결국 경쟁력 있는 도시는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의 역량을 견주며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인천도 이제 도시의 외형을 키우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도시의 내공을 축적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인천을 연구하는 사람, 인천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실험하는 사람, 세계의 도시와 인천을 비교하며 끊임없이 학습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서로 경쟁과 소통하며 최선의 수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인천이라는 바둑판 위에 수많은 좋은 수가 놓인다면, 언젠가는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인천만의 '류(流)'가 만들어질 것이다.

케이팝(K-Pop)과 케이드라마(K-Drama)에서 시작된 한류가케이뷰티(K-Beauty)와 케이푸드(K-Foo)로 확장되고, 이제는 도시와 산업, 기술과 문화의 경쟁력으로까지 확장되는 시대가 열렸다. 'K-City 인천'. 세계와 인천을 연결하고, 문화와 산업을 연결하며, 사람과 기술을 연결하는 도시를 구상해 보자. 그 길은 열려 있다. 그래서 인천 반상에서 최선의 수를 찾는 수 읽기가 필요한 것이다.

조훈현 국수가 바둑판 앞에서 매 순간 “무엇이 최선인가”를 숙고했듯이, 이제 우리도 인천이라는 거대한 바둑판 앞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인천의 다음 수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도시학자와 전문가, 기업인과 시민 모두가 연구하고 토론하여 최선의 다음 수를 찾는 수 읽기에 몰입해야 한다.

최고의 도시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최고를 향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다. 그것이 바로 도시를 연구하는 '고수의 생각법'일지 싶다.

/김천권 인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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