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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율 칼럼] 李대통령의 이스라엘 SNS 외교 논란, 본질은?

이번 지방선거 판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워낙 더불어민주당 우세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인데, 일부 언론사의 경우 ‘지방선거 태스크포스(TF)’를 아예 꾸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신율 칼럼] 李대통령의 이스라엘 SNS 외교 논란, 본질은?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번 지방선거 판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워낙 더불어민주당 우세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인데, 일부 언론사의 경우 ‘지방선거 태스크포스(TF)’를 아예 꾸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때문일 것이다.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지만, 이 전쟁은 전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언론의 헤드라인은 지방선거 후보로 누가 선출됐는지가 아니라 미국과 이란의 협상 문제, 종전 가능성에 쏠려 있다. 되도록 이른 시기에 전쟁이 끝나야 한다는 것은 경제적 차원에서도 바라는 일이지만, 인권적 차원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고문한 뒤 옥상에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유하고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팔레스타인 출신의 크리에이터 계정 ‘Jvnior’가 올린 것으로, 그는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한 뒤 지붕에서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해당 영상은 이번 전쟁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2024년에 발생한 일이었고, 던져진 것은 시신이며, 팔레스타인인인 것은 맞지만 성인으로 보인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를 확인한 이 대통령은 다시 글을 올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제인도법은 준수돼야 하며, 인간의 존엄성 역시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로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영상은 2024년 9월 발생한 실제 상황으로 미국 백악관이 매우 충격적이라고 평가했고, 존 커비 등 미국 당국자가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까지 언급했던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공식 X에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포함한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의 언급은 결코 용납될 수 없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이 대통령이 어떤 이상한 이유에서인지 2024년의 일을 다시 끄집어내어 이를 현재 벌어진 사건인 것처럼 허위로 게시한 계정을 인용했다”며 “해당 사건은 이미 2년 전에 철저한 조사와 후속 조치가 완료된 사안”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통령으로부터 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며 “대통령님, 게시 글을 올리기 전에는 항상 사실 여부를 확인하시는 것이 언제나 더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재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이 대통령과 이스라엘 간 논란을 보면, 우선 사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군 영상 촬영은 사실…게시한 계정의 언급은 확인 필요

먼저 해당 영상은 2년 전 영상이지만 실제 촬영된 동영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영상이 게재된 계정이 가짜 뉴스를 자주 유포하는 채널이라고 주장하는데, 해당 채널이 실제로 그러한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문제가 된 영상 자체는 실제 발생한 사건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스라엘 방위군이 아래로 투하한 시신이고, 해당 시신은 성인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있기 때문에, 이 영상을 올린 팔레스타인인 계정의 언급은 틀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 대통령이 주장하는 핵심은, 아무리 전쟁 중이라도 보편적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많은 서방 국가들은 이 대통령의 언급과 같이, 전쟁 중 인권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행위를 비난한 적이 있었고, 그래서 당위론적 차원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충분히 언급 가능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왜 유독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이 그토록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비난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스라엘이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반발하며 사용한 언어, 예컨대 “규탄한다”는 식의 용어는 외교에서 적대국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에 가깝다.

이스라엘이 그 정도로 반발하는 이유는 ‘홀로코스트’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 단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한인회의 이강근 회장은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전 세계 주요 나라들이 이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을 하지 않는다. 계속 논쟁이 된다면 벌집을 건드린 격”이라고 말했는데, 그만큼 홀로코스트라는 단어는 이스라엘 국민들의 깊은 상처와 결부된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해당 단어를 언급하며 보편적 인권 문제를 제기했으니, 이스라엘이 극단적으로 반발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대통령이 홀로코스트라는 단어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감정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언급했을 가능성은 없다는 점이다. 즉 인지하지 못한 채 발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향후 외교를 위해 깊이 생각해 볼 측면이 포함돼 있다. 해당 사안은 ‘대통령의 SNS 활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SNS’는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주목도가 높기 때문에, 대통령이 SNS로 국내 정치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다른 국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더 바람직하지 못하다. 외교 문제에 접근할 때에는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SNS에 글을 쓴다면 때로는 정제된 외교 언어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특정 국가를 언급할 때에는, 핵심은 전달하되 상대 국가가 격렬히 반발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대통령이 직접 SNS 글을 쓴다면 상대 국가에서의 ‘금기어’와 같은 표현을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행위와 보편적 인권을 언급할 때에는 외교부와 대통령실 전문가들의 조율을 거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이번에 외교부와 대통령실 전문 인력의 자문을 받아 보편적 인권 문제를 언급했다면, 보편적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반발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통령은 최소한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SNS 활용을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 캡처를 언급하며 신중한 작성과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韓-이스라엘 외교 분쟁 확대 가능성 낮아…정치권, 비방전 자중해야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외교 분쟁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비판을 제기하지만,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는 그 정도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국가 간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성’이지 ‘감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중요한 국가임이 분명하다. 이스라엘은 정보기술(IT) 강국이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장비를 수출하는 국가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할 수 있고, 동시에 이스라엘에게도 우리는 중요한 고객이다. 만일 이스라엘이 감정적으로 우리에게 해당 장비의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나온다면, 전 세계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미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해당 사안이 심각한 외교 사안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문제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주장을 펴지만, 이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이렇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원하는 것은 노벨 평화상 수상이다. 그런데 이란과의 전쟁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노벨 평화상 사이의 거리는 더 멀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미국이 우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끔 만들 수 있는 지점이다. 미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반도 긴장 수위를 낮추는 것이다. 지난번 이 대통령의 무인기 침투에 대한 유감 표명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외교적 상황을 종합해 보면, 해당 사안이 심각한 외교 사안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인권 문제를 거론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 1973년 오일 쇼크 당시 우리 정부는 서방 국가였음에도, 친 아랍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바로 이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위기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외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해당 사안에 대해 상호 비방전을 벌이고 있으니, ‘초당적 외교’라는 인식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스라엘도 더 이상 해당 사안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치권이 나서 자꾸 해당 사안을 상기시킬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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