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기업은행 등 7곳 시범 적용…1.8조 소상공인 대출부터
소상공인연합회 "SCB 도입 환영…금융문턱 낮아질 것"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 개편방안 발표 현장.(사진-소상공인연합회 제공)
금융 이력이 부족해 은행 문턱을 넘지 못했던 소상공인들이 앞으로 매출 흐름과 상권 경쟁력, 사업 성장성 등을 근거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와 미래 성장성을 반영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를 도입하기로 했가 때문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약 70만명의 소상공인에게 연간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회의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제도는 기존 신용평가(CB)가 과거 금융이력 중심으로 설계돼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이 쏠린다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됐다.
실제로 금융위가 지난해 개최한 소상공인 간담회에서도 현행 신용평가가 성장 잠재력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도입하는 SCB는 매출, 업종, 상권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업종별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 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이다.
기존 신용등급(CB)에 사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평가하는 성장등급(scale up)을 결합해 평가하는 개념이다.
성장성이 높게 평가돼 상위 S등급을 받을 경우 신용등급이 상향조정 돼 기존 신용등급 대비 대출승인, 한도확대, 금리우대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현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은 과거 금융거래 이력과 담보물 등 부실 가능성 예측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는 담보·보증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미래 성장성, 잠재력 등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며 소상공인들의 금융 접근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가운데)이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사진-소상공인연합회)
반면 이번 성장 등급에는 사업자 역량, 상권 특성, 업종 트렌드, 영업 전략, 서비스 차별성, 인지도, 지적재산권 및 각종 인증 보유여부, 온라인 플랫폼 정보, 세금정보 등을 반영한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소상공인에 매년 10조5000억원의 신규 및 추가 대출 공급이 가능해지고 약 845억원의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했다.
SCB는 오는 8월부터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시범 적용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IBK기업·제주은행 등 시범 운영 7개 은행을 중심으로 약 1조8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대출심사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금융사별 차별화된 SCB 구축과 고도화를 추진한다.
2028년에는 전 금융권으로 확대해 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한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편을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닌 금융 패러다임 전환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 AI 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 시범 운영에 적극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우수한 사업역량과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소상공인들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 평가 등급(S등급)이 우수하게 평가된 소상공인에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 대출한도 확대, 금리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개인사업자·소상공인 전용 상품인 '하나더소호 신용대출' 심사에서도 SCB 등급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SCB 등급별 우대 혜택이 적용된 소상공인 맟춤형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시범 운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자체적인 SCB 모형을 개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상공인과의 상생·동반성장을 위한 든든한 금융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올해 3분기부터 소상공인 특화 상품의 대출한도·금리 산정에 기존 자체 신용평가등급과 해당 모형을 반영해 시범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이번 신용평가체계 개편은 단순한 금융지원 확대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포용금융을 강화하는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와 협력해 우리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포용금융을 적극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금융위원회가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시스템(SCB)에 대해 "정부가 소상공인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로 실질적인 금융 사각지대 해소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그동안 소상공인이 대표자 개인 신용점수로만 평가받는 관행으로 금융 접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제도 도입으로 금융 정보의 비대칭성과 신용 괴리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우수 소상공인은 기존보다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감독 규정 개정과 임직원 면책 제도, 포용금융 평가 인센티브 등 금융기관들이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의 땀방울이 신용으로 환산돼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열렸다"며 "금융위와 중기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이 안착하기까지 시범 운영과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SCB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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