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확전 공포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 급격히 확산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개인 8조원 순매수로 하단 방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주 일제히 급락
원·달러 환율 17년 만에 최고 수준…달러 강세 재점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6.7원 오른 1,517.3원, 코스피는 전장보다 375.45포인트(6.49%) 내린 5,405.75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6.3.23/연합
23일 코스피가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6% 넘게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517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5.45포인트(6.49%) 하락한 5405.7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이상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시장 급락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동시에 투자심리 위축이 극단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가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735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 역시 4조6163억원을 순매도하며 동반 매도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는 8조1479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하단 방어에 나섰지만, 하락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100원(6.57%) 하락한 1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7만4000원(7.35%) 급락한 93만3000원에 마감하며 4거래일 만에 다시 100만원선을 하회했다.
현대차(-6.19%), LG에너지솔루션(-5.19%), SK스퀘어(-8.39%), 삼성바이오로직스(-4.87%),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8%), 두산에너빌리티(-8.12%), 기아(-4.04%) 등도 줄줄이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낙폭을 키웠다.
지주·금융·조선 업종에서도 낙폭이 확대되며 대부분 업종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6% 하락한 1096.89에 거래를 마쳤다.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역시 글로벌 위험회피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삼천당제약(+3.75%)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반면 에코프로(-7.49%), 알테오젠(-6.51%), 에코프로비엠(-6.67%), 레인보우로보틱스(-9.86%) 등 주요 성장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어 에이비엘바이오(-11.39%), 리노공업(-5.01%), 펄어비스(0.00%), 코오롱티슈진(-8.25%), 리가켐바이오(-10.00%) 등 바이오·로봇·2차전지 업종 전반에서 약세가 두드러졌다.
외환시장에서도 불안이 확산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7원 오른 1517.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3월 9일 1549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사실상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한 셈이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이 같은 국면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되며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나타난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88 오른 99.677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99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100선에 근접하며 달러 강세 흐름이 재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주요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최후통첩 시한은 한국시간 기준 24일 오전 8시 44분으로 제시됐다.
이에 대해 이란군 역시 “어떠한 공격에도 더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맞서면서 중동 지역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충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으나 코스피 보다는 낙폭이 적은 편이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3.4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64%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4% 안팎 떨어진 채 마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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