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팬 “선수 동원 있을 수 없는 일, 박찬대 시장까지 욕먹었다”
“행사 날짜 결정 후 대회 일정 나와 겹친 것, 결과적으로 송구하다”
구단 유스 지도자들에게 ‘사복’ 착용을 지시한 뒤 정치인 행사에 참석시켜 물의를 빚은 인천유나이티드가 이번에는 현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가 중인 대건고등학교(U18) 선수들을 불러 올려 박찬대 새 구단주 앞에서 행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인천일보 26일자 온라인판 인천유나이티드 팬 박찬대 구단주 앞에서 “조건도 대표 나가라” 걸개 시위
이들 두고 선수 출신 체육인이나 선수를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시합 중인 선수를 동원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개했다.
▲대회 참가 중인 대건고 선수들 불러 ‘유스 데이’ 행사 진행
인천유나이티드는 7월 12일 K리그1 17라운드 안양과 홈경기에서 ‘파랑검정 그리고 유소년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구단의 미래를 이끌어 갈 유소년팀의 성과(▲U15(광성중) 2026 K리그 주니어 우승, 전국소년체전 우승, 금강송 춘계전국대회 우승 ▲U18(대건고) 2026 K리그 주니어 우승,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준우승)를 취임 후 처음 경기장을 찾은 박찬대 새 구단주(인천시장), 그리고 팬과 함께 축하하고자 마련한 자리다.
당시 행사에는 구단 유스 선수 51명(광성중 38명, 대건고 13명)이 참여했다.
이 중 ‘2026 K리그 U18 챔피언십’에 출전, 이틀 간격으로 경기를 뛰어야 했던 대건고 선수들은 이 행사 때문에 11일 천안에서 김포와 야간 경기(오후 7시 15분 킥오프)를 치르고 밤 늦게 인천에 올라와 12일 저녁 행사를 마친 뒤 역시 늦은 시간에 대회 장소로 복귀했다. 그리고 다음 날 제주와 무승부(13일), 15일엔 포항에 승리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지만, 17일 대구와 토너먼트 첫 대결에서 1대 2로 패해 결국 짐을 쌌다.
▲ 인천유나이티드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한 12일 행사 홍보물. 출처=인천유나이티드
▲ “시합 중 행사 참여는 부적절” 현장 의견 있었지만 무시
앞서 구단은 9일 ‘인천의 미래, 정상에 서다! 12일 홈경기 유소년 대잔치 개최‘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소속 구단의 지시라 따르지 않을 수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당시 지도자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아무리 구단 행사라도 대회 중에, 그것도 이틀 간격으로 시합을 뛰는 선수들을 장거리 이동시켜 동원하면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구단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런 현장의 의견은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행사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이에 일부 학부모는 행사 하루 뒤인 13일 제주전을 앞두고 천안 경기장을 찾아 인천 구단 유스 디렉터에 항의했다.
이와 관련, 선수 출신 체육인 A씨는 “아무리 자체 축하 자리라고 해도 대회 기간에 선수들을 빼 다른 행사에 동원한다는 건 스포츠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랜 팬은 “광성중과 달리 대회 참가 중이었던 대건고는 선수 말고 학교 관계자만 불렀어도 다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틀 간격으로 시합을 뛰는 선수들을, 행사 당일 경기가 없다는 이유로 불러 올린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행사 당일에 경기가 없을 뿐이지 전날 뛰었고, 또 다음 날도 시합을 해야하는데 먼거리를 왔다갔다 이동하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구단 수뇌부가 새 구단주에게 잘 보이고 싶어 무리했다'라는 의심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 당시 구단 대표는 물론, 박찬대 시장도 같이 욕을 먹었다”고 했다.
▲"애초 잡은 날짜가 미뤄지면서 꼬인 것…속상한 마음 이해"
이에 구단 관계자는 “구단은 오래전 학교 교장단과 만나 ‘유스데이’ 행사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애초 5월 16일에 하려고 했지만, 그날 광성중이 K리그 주니어B 마지막 경기를 해야 해 결국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첫 홈경기가 열리는 7월 12일로 행사를 미뤘다. 당시에는 ‘K리그 U18 챔피언십’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대회 일정이 나오면서 행사와 겹쳤고, ‘시합 중 선수 참가는 부적절하다’는 현장의 우려가 나왔다. 우리는 이런 여론과 상황을 모두 취합해 위에 보고했다. 그랬더니 ‘행사 당일 시합을 안 뛰는 U18 선수(3학년 위주)들이라도 불러 진행하라’고 해 그렇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수들의 안전과 경기력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학부모들과 현장 지도자들의 당시 비판 및 우려에 충분히 공감하며, 구단의 일원으로서 송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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