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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론]농업의 미래 , '지능'과 '데이터 통제권'에서 갈린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력은 농업기계의 지능화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정밀 제어, 센서 기술, 통신 기반 운영 시스템 등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 문제는 이를...

[시론]농업의 미래 , '지능'과 '데이터 통제권'에서 갈린다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데이터가 농업기계 산업 경쟁력 좌우

수집·저장·활용 체계 주도권 중요

하드웨어 넘어 소프트웨어 결합 시급

기업·학계·정부 협치로 생태계 구축을

최근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은 농업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을 비롯한 중동발 위기는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에너지와 물류, 나아가 식량 공급망까지 흔들고 있다. 특히 농업 생산이 글로벌 자재와 유통망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통제권 상실은 곧 생산 기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농업은 더 이상 ‘평시 산업’이 아닌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돼야 한다. 이 지점에서 농업기계 산업의 역할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격상된다.

우리나라 농업기계화는 1960년대 정부 주도로 시작돼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의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70년대 후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며 농업기계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고 이는 농업 경쟁력의 근간이 돼왔다.

그러나 현재 농기계산업은 분명한 한계에 직면해 있는 현실이다. 내수 시장은 정체 상태에 들어섰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들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기술 혁신 속도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산업 전반에 구조적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과거 50년은 농업기계정책이 ‘기계 보급’ 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지능 기반 정밀 농업’으로 전환돼야 한다. 농업기계는 더 이상 단순한 작업 장비가 아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농작업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에 에 있다. 토양 상태, 생육 정보, 작업 이력 등 모든 데이터는 미래 농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이 데이터를 누가 수집하고, 해석하며, 활용하느냐에 따라 산업의 주도권이 결정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전환을 이끌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력은 농업기계의 지능화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정밀 제어, 센서 기술, 통신 기반 운영 시스템 등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 문제는 이를 농업기계 산업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느냐에 있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제조 구조에 소프트웨어 기반의 지능을 결합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데이터 통제권’이다. 농업 데이터가 해외 플랫폼이나 특정 기업에 종속될 경우, 농업의 부가가치뿐 아니라 정책적 자율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의 수집, 저장, 활용 체계를 국가와 산업이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농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전략 자산이기 때문이다.

결국 해답은 협치에 있다. 기업은 기술 혁신을, 학계와 연구기관은 이론과 검증을, 정부는 정책과 제도를 통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분절된 구조로는 결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생산, 유통, 서비스, 데이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생태계를 구축해야만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농업기계산업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의 방식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질서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이 선택의 결과가 향후 50년 대한민국 농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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