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 자치분권 2.0 패러다임 “위례가 연 ‘문화 주권’의 맛”
취향대로 골라 듣는 ‘문화 편의점’ 인기⋯“동네가 통째로 거실 된 기분”
정해진 메뉴 대신 ‘주민 커스텀’ 라인업⋯세대 문턱 낮춘 ‘문화 사랑방’
▲ 위례스토리박스 야경. /인천일보 DB
“아이 등교시키고 바로 왔어요. 대형 공연장 가려면 옷차림부터 신경 쓰이는데, 여긴 슬리퍼 신고 이웃들과 수다 떨며 어반스케치를 배울 수 있어 정말 편해요.”
12일 오전,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위례스토리박스’. 아크릴 물감 냄새와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섞인 이곳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컨테이너 건축물이 아니었다.
성남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자치분권 2.0 패러다임 전환으로 도입한 ‘우리동네 문화 편의점’이 위례 신도시 주민들의 일상을 예술로 채우는 ‘공유 거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은 ‘주민의 목소리’가 곧 커리큘럼이 된다는 점이다. 기관이 일방적으로 정해준 수업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세밀한 취향을 반영해 강좌를 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커피박 업사이클링’ 현장이다. 위례 지역 학부모들이 아이디어를 내어 개설된 이 클래스에서는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가 향기로운 생활 소품으로 변신한다.
참여자 박 모(38) 씨는 “취미 활동이 환경 보호라는 가치로 연결되니 성취감이 두 배”라며 “내 취향이 정책에 반영되는 과정이 신기하다”고 전했다.
▲ 위례스토리박스 전경. /사진제공=성남문화재단
프로그램은 MZ세대의 감성을 담은 디지털 사진 수업부터 어르신들의 흥을 돋우는 국악·트롯 융합 강좌까지 촘촘하다.
스마트폰 촬영 기법을 배우던 이 모(65) 씨는 “젊은 이웃들과 섞여서 배우다 보니 동네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윤정국 재단 대표이사는 “신상진 시장의 철학인 ‘보편적 문화 향유권’을 현장에서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위례스토리박스가 주민들이 직접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문화 자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도록 상·하반기 모두 시민 수요를 실시간 반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강좌는 무료(선착순)로 운영된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오는 14일부터 네이버 카페나 전화, 현장 방문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집 앞 편의점에 들르듯 예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인 위례의 풍경은 자치분권이 그리는 미래의 일상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성남=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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