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밥 시장 4200억으로 키운 '게임체인저'
누적 6조9000억·60억개···음료·디저트까지 확장
출시 초기 햇반의 모습./사진=CJ제일제당
| 스마트비즈 = 김선주 기자 | "밥을 (지어먹지 않고) 사먹는다."
한때는 낯설었던 이 문장. 1996년 출시된 CJ제일제당 '햇반'은 상품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며 한국인의 식생활을 바꾼 대표 사례다.
누적 매출 6조9000억원, 판매량 60억개를 기록하며 상품밥 시장 점유율 1위(60% 이상)를 유지하고 있다. 2001년 150억원에 불과하던 시장 규모도 2023년 42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햇반의 출발은 기존 상식을 뒤집는 시도였다.
1989년 개발에 착수할 당시만 해도 밥은 집에서 지어 먹는 것이 당연했고, 상품으로 판매된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그러나 핵가족 증가, 맞벌이 확대, 전자레인지 보급 등 생활 변화는 간편식 수요를 빠르게 키우고 있었다.
CJ제일제당은 이 흐름을 읽고 상품밥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했다. 출시 전 진행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소비자들이 '갓 지은 밥'으로 선택한 제품이 즉석밥이었다는 결과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햇반은 HMR 시장의 출발점이자 '사 먹는 집밥' 시대를 열었다.
햇반의 다양한 라인업./사진=CJ제일제당
'집밥 같은 맛'의 핵심은 무균화 기술과 패키징
경쟁력은 기술에 있다.
생산 당일 도정한 쌀을 사용해 밥맛을 끌어올렸다. 식품 변질 원인을 차단하는 첨단 무균화 공정을 더했다. 반도체 공장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클린룸에서 고온·고압 스팀으로 미생물을 차단하고, 다층 구조 용기와 필름으로 외부 공기 유입을 막아 냉장 유통이나 보존료 없이도 최대 9개월 상온 보관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용기 안전성도 차별화 요소다. 햇반 용기와 필름은 열에 강한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만들어져 고온 조리에도 안정성을 확보했다. 해당 소재는 신생아용 젖병이나 장난감에도 사용된다.
이 같은 기술은 맛과 향, 영양을 장기간 유지하는 기반이 되며 햇반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햇반 파로 누룽지차./사진=CJ제일제당
제품군 확장···일상식으로 자리잡아
햇반은 흰쌀밥을 넘어 제품군을 빠르게 확장해왔다.
오곡밥, 현미밥 등 잡곡 제품을 시작으로 '라이스플랜'을 통해 곤약밥, 볶음밥, 주먹밥 등 21종 라인업을 구축하며 건강식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라이스플랜은 누적 2500만개 판매를 기록했다.
또 '햇반컵반', '햇반솥반'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며 '한 끼 해결' 브랜드로 진화했다.
브랜드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햇반 파로 누룽지차'를 출시하며 음료 형태로 영역을 넓혔다. 파로와 현미, 보리 등을 활용한 RTD 제품으로, 간편하게 건강을 챙기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해당 제품은 누적 700만개 판매를 기록한 '파로 통곡물밥' 인기를 기반으로 기획됐다. 라이스플랜 전체 누적 판매량은 2500만개에 달한다. 앞서 '햇반 라이스크림', '햇반 밥알 크림빵' 등 이색 제품도 선보이며 브랜드 외연을 넓혀왔다.
햇반은 이제 '급할 때 먹는 음식'이 아니라 집에 두고 먹는 일상식으로 자리잡았다. 상품밥 가정 침투율은 35%에 달한다.
없던 시장을 만들고, 기술로 진입장벽을 세우고, 소비 습관까지 바꾼 제품이라는 점에서 햇반은 히트상품 수준을 뛰어넘었다. '밥은 집에서 짓는다'는 공식을 깨고, '밥도 사 먹는다'는 일상을 만든 햇반. 한국 식문화 변화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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