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 제공=더브이씨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금액 기준으로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대형 딜에 의존한 '착시'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건수는 줄어든 반면, 특정 기업과 산업에 자금이 집중되면서다. 5일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투자 건수는 23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했다. 반면 투자 금액은 2조1784억원으로 55.4% 증가했다.
이번 분기 투자금 급증은 리벨리온의 640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 등 소수 메가딜 영향이 컸다. 특정 딜이 전체 시장 지표를 끌어올리면서, 통계상 회복과 체감 경기 간 괴리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투자 흐름도 편중된 모습이다. 인공지능(AI) 투자 비중은 금액 기준 45%를 넘어섰다. 전년 25% 수준에서 급등한 수치다. 대형 딜을 제외하더라도 AI 투자 금액은 3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량 증가해, 자금이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이 확인된다.
초기 투자 시장은 위축됐다. 올해 1분기 초기 투자 건수는 전년 대비 25% 가량 감소했고, 금액 비중도 20% 초반에 그쳤다. 글로벌 벤처 시장에서 초기 투자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반면, 국내 시장은 후기 단계에 더 많은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 후기 투자에서는 IPO 기대감이 반영된 프리IPO 중심 딜이 늘었다. 투자자들이 회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 위주로 선별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초기 기업으로 흘러가야 할 자금이 줄어들며 생태계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별로도 편중은 뚜렷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는 대형 딜 영향으로 전체 투자금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모빌리티 역시 자율주행과 드론 등 '피지컬 AI' 흐름을 타며 투자금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2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리 부담과 회수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자금은 검증된 산업과 후기 기업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더브이씨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벤처투자는 리벨리온을 포함한 전략산업 딥테크·프리 IP 딜이 금액 회복을 이끈 선별적·집중형 반등으로 볼 수 있다"며 "국민성장펀드 투자까지 더해지며 AI·반도체·모빌리티 중심의 자금 쏠림이 더욱 뚜렷해진 반면, 초기 라운드 회복은 여전히 더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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