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회 29곳 청년 160인 응답으로 본
2026 기독 청년 도파민 중독 트렌드 분석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대학생 A씨(20)에게 스마트폰은 불안감을 달래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주는 ‘요술 램프’ 같은 존재다. 잠들기 전 숏폼(짧은 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새 3시간이 훌쩍 지나 있곤 한다. 최근 만성 피로가 생겨 자제하려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A씨는 “숏폼 속 밈이나 맛집을 놓치면 유행에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있는 편”이라고 했다.
‘SNS 헤비 유저’인 30대 초반 직장인 B씨는 자신의 게시물에 ‘좋아요’ 표시가 적으면 의기소침해지곤 한다. B씨는 “친구가 내 게시물이 아닌 지인 게시물에만 좋아요를 누르면 괜시리 기분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기독 청년 160명 설문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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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쾌락 중추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이 호르몬을 최대치로 만드는 ‘도파민 풀(full) 충족’은 이미 우리 사회의 최고선이 된 지 오래다. 영상과 음식, SNS와 쇼핑 등 모든 분야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새로운 시류가 매일 쏟아져 나온다.
도파민 과잉 시대 속 기독 청년은 어떤 대상에 과의존하거나 중독적인 성향을 보일까. 국민일보는 5월 1일 서울 강남구 순복음강남교회(이장균 목사)에서 열리는 ‘갓플렉스 시즌 7’을 앞두고 이들의 속내를 온라인 설문조사로 살펴봤다.
SNS·탐식에 빠진 MZ
그래픽=이지민
‘도파민 중독 시대, 한국교회 청년의 과의존 실태 조사’(
그래픽 참조
)란 제목으로 지난 2~9일 진행한 설문에는 수도권 교회 29곳에 출석하는 20~40대 청년 160명이 참여했다. 현대인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대상 8가지를 제시하고, 응답자 스스로 과의존·중독됐다고 인식하는 항목을 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자 연령대는 20대(51.9%)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30대(34.6%) 40대(5.6%) 순이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항목은 단연 인터넷/스마트폰(SNS, OTT)으로 전체 응답자 중 41.6%를 차지했다. 음식(폭식, 배달 등) 항목은 20.7%로 2위로 집계됐다. 기독청년 5명 중 3명이 스마트폰과 음식에서 도파민을 추구하는 셈이다. 이어 일(업무, 학업 등·17.1%)과 쇼핑(10.8%) 성(포르노 등·7.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강한 자극 찾다 중독의 늪으로
스마트폰 중독을 형상화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중독 전문가들은 자극적 영상과 음식 등으로 짧은 쾌락에 탐닉하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세태를 경계했다. 조현섭 총신대 중독상담학과 교수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상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중독 단계에 이르면 대인관계와 정신 건강이 무너질 뿐 아니라 소화 장애 등 신체적 문제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SNS나 숏폼 등 스마트폰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요즘은 반짝 유행하는 음식에 대한 경각심도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쫓다 보면 이전보다 더 심각한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최명옥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은 “과도한 도파민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뇌는 보상회로가 매우 취약해진다”며 “(스마트폰 중독 등 행위를 통한 중독이) 더 강하고 즉각적인 자극인 성이나 약물 등의 입구 역할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 약물 중독으로 상담실을 찾은 한 30대 여성의 문제 근원에도 스마트폰 과의존이 있었다”며 “현대인의 삶 대부분이 온라인 세계에 이어져 있는 만큼 디지털 기기를 통한 영상과 SNS, 쇼핑 등의 중독부터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파민 중독, 영성에도 영향
좌절한 한 여성이 교회 예배당에 앉아 기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독회복단체 ‘갈대와등불’을 이끄는 박요한 혜윰교회 목사는 “중독의 종류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청년세대 상당수가 이미 어떤 형태로든 중독 상태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 청년들이 삶 속 결핍과 외로움을 도파민으로 채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해설했다.
김형근 서울중독심리상담소장도 “청년들이 SNS나 숏폼을 넘어 인공지능(AI)에도 중독 증세를 보이는 건 이들 매체가 자극이 강해서가 아닌 지루함이나 열등감 등 내면의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영성이 약해진 상태에선 외부 자극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다”며 “(도파민 중독을) ‘더는 혼자 못 견딘다는 마음의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자극은 현실의 문제를 마주하지 않게 도와주는데 이는 결국 자아 성숙의 과정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그는 “끊임없이 자극을 소비하지만 공허함만 남는 도파민 중독 문제는 시대적·영적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이런 자극 추구를 벗어나려면 단순한 억제가 아니라 이해와 관계, 내면을 직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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