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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마트폰, 오늘이 제일 싸다"…칩플레이션에 구형폰 가격도 '역주행'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해 판매 중이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7, 갤럭시 S25 엣지 등 주요 모델의 출고가를 전격 인상했다. 모델별로는 고용량 제품인 512GB와 1TB 모델을...

"스마트폰, 오늘이 제일 싸다"…칩플레이션에 구형폰 가격도 '역주행'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가 공식 출시된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매장에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칩플레이션’(반도체+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구형 모델의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IT 업계의 오랜 관례였으나, 최근 부품값 폭등을 견디지 못한 제조사들이 기존 제품의 출고가를 오히려 올리는 ‘가격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해 판매 중이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7, 갤럭시 S25 엣지 등 주요 모델의 출고가를 전격 인상했다.

모델별로는 고용량 제품인 512GB와 1TB 모델을 중심으로 10만~20만원가량 올랐다. 갤럭시 S25 엣지 512GB 모델은 기존 163만9천원에서 174만9천원으로 11만원 인상됐으며, 갤럭시 Z 폴드7 1TB 모델은 약 19만원 뛴 312만7천300원으로 조정됐다.

IT 업계 관계자는 "후속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시기에 출고가를 올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며 "제조사가 감내할 수 있는 원가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의 주범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DR5 물량을 선점하면서,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가는 범용 D램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최대 95%, 낸드플래시는 60%가량 폭등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과거 10%대에서 최근 20~30% 수준까지 치솟았다.

여파는 스마트폰에만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PC와 태블릿 가격을 사양별로 17만~88만원 인상했으며, LG전자 역시 ‘그램’ 일부 모델 가격을 최대 100만원 올렸다. 델, HP, 레노버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도 15~30%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예고한 상태다.

IT 기기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치솟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9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PC·노트북 가격 동향 및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사용 기한이 지난 국가기관의 ‘불용 PC’ 중 성능이 양호한 장비를 폐기하는 대신 정비해 취약계층에 무상 보급하는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또한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PC 구매 지원 단가도 최근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D램 및 PC 시장의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가격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실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칩플레이션과 고환율 기조가 맞물리면서 ‘스마트폰은 기다리면 싸진다’는 공식이 무너졌다"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도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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