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수청 국가재정·산업기술 수사…공소청 국가재정·지식재산 기소
공소청 수사협력 726억·포렌식 관련 194억…중수청도 별도 편성
"증거분석은 중수청 집중…공소청은 적법성 검토·보완수사 요구"
대전일보DB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에도 디지털포렌식 관련 예산이 편성되면서 기능 중복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공소청·중수청 직제와 직제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대전지방중수청에는 다른 지방중수청과 달리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과와 산업기술수사과가 설치된다. 대전지방공소청은 국가재정범죄와 특허·지식재산권 사건의 기소·공소유지를 담당한다.
중수청이 관련 범죄를 수사해 증거를 확보하면 공소청이 이를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중수청 조직운영법 개정 공포안에는 사회적 약자 관련 7대 범죄에 한해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지방중수청에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소청이 직접 보완수사하는 대신 중수청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도록 역할을 구분한 것이다.
문제는 중수청에 과학·디지털수사 예산이 배정됐는데도 공소청에 수사협력과 포렌식 관련 예산이 별도로 편성됐다는 점이다.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상 공소청의 '수사협력 및 역량강화' 예산은 726억 7200만 원이다. 첨단범죄·디지털수사협력과 법과학 인프라 구축, 포렌식 기술 연구개발에도 모두 194억 5000만 원이 책정됐다. 중수청의 과학수사 역량강화와 첨단범죄·디지털수사 예산은 총 188억 3500만 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직접 수사를 맡지 않는 공소청의 관련 예산이 수사기관인 중수청보다 6억 1500만 원 많다.
법무부는 이날 공소청 형사법무직으로 전환되는 현 수사관 인력을 68.6% 줄이고, 중수청 송치 사건 담당 부서 명칭도 '중대범죄기소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조직과 인력은 기소 기능에 맞춰 축소하면서도, 포렌식 관련 예산은 중수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큰 규모로 편성된 것이다.
공소청의 포렌식 기능을 중수청 분석 결과의 적법성 검토에 한정할지, 자체 장비와 인력으로 같은 증거를 다시 분석하도록 할지는 명문화되지 않았다. 만약 공소청이 증거 재분석까지 맡게 되면 양 기관의 인력과 장비가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처럼 유사 분야의 전문부서가 중수청과 공소청 양쪽에 배치된 지역에서는 기관별 분석 범위가 겹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역 법조계에서는 공소청이 자체 포렌식을 통해 동일한 증거를 다시 분석할 경우 수사 기능을 사실상 남겨두는 결과가 돼,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고 본다.
강재규 법률사무소 진언 대표변호사는 "포렌식 예산과 자원은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에 집중하고, 공소청에는 분석 결과의 적법성을 판단할 최소한의 기능만 둬야 한다"며 "공소청이 동일 증거를 다시 분석하지 않도록 업무 범위를 분명히 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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