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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사 정치화 청산한다더니”…법조계, 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에 ‘우려’ [서초동 야단법석]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둘러싸고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 정치화’를 청산하겠다며 출범한 중수청이 오히려 정치권력과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사 정치화 청산한다더니”…법조계, 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에 ‘우려’ [서초동 야단법석]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둘러싸고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 정치화’를 청산하겠다며 출범한 중수청이 오히려 정치권력과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탄핵과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법조계에서는 대통령과 수사기관장이 정례적으로 대면하는 구조 자체가 권력 수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청장은 취임 직후인 20일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앞서 19일 첫 출근길에는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이튿날 곧바로 회의에 배석한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는 수사·기소기관장이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배석하지 않는 관례를 유지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총장의 국무회의 배석 사례는 없었다.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을 수사기관장이 매주 대면하는 상황을 피하고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부처 소속 외청장도 참석하도록 지시하면서 올해 초부터 검찰총장·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배석하기 시작했다. 중수청 출범 후 이달 6일과 13일에는 전종민 차장이 청장 직무대행으로 참석했다.

법조계에서는 국무회의 참석의 적법성과 수사기관장으로서의 적절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조직법 제12조 및 관련 국무회의 규정 등은 ‘국무총리가 지정하는 중요 중앙행정기관의 장 등은 국무회의에 배석해 소관 사무에 관해 발언할 수 있도록 법률로 보장돼 있다’고 규정한다. 중수청장 등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행정기관 지휘·감독 권한이 있더라도 수사기관을 다른 외청과 동일하게 취급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수청은 행안부 소속인 데다 행안부 장관의 수사지휘권까지 규정돼 있다. 여기에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접촉까지 일상화되면 정치권력의 의중이 수사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기관장이 대통령에게 직접 업무보고를 하다 보면 대통령이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행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장은 보이는 것에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관계기관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던 김 청장이 취임 직후부터 회의에 참석하면서 ‘수사의 정치화 청산’을 강조한 그간 행보와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역대 정권에서 검찰총장 등 수사기관 수장은 국무회의에 참여한 적이 없는데 국무회의 참석시킨다는 것은 수사 지휘나 다름없다”며 “‘정치 검찰’을 비판하며 만들어진 중수청에서 정작 기관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하는 것이 민주국가다운 행보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도 정례 참석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 주재 회의에 수사·공소기관장이 정례적으로 참석해 국정 방향을 공유하는 구조는 구체적 사건 지시가 없더라도 정치적 부담을 준다”며 중수청장·공소청장의 참석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중수청 내부에서도 불안이 감지된다. 중수청으로 옮긴 일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수사에 휘말리지 않으려 검찰을 떠났는데 오히려 정권의 요구에 따른 수사를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부패수사국이 하명수사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걱정과 함께 초대 청장이 외압을 차단하고 조직을 보호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검사장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현 정부 외에 어느 정부에서도 수사기관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수사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반부패정책 협의 등 꼭 필요한 경우 외에 상시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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