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률 72% 기록
에이전틱 AI 시대, D램∙낸드 전방위 수요↑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 속에서 SK하이닉스가 1분기 ‘초호황’ 국면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익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3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8.1%, 영업이익은 405.5%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 컨센서스(매출 약 50조~51조원, 영업이익 약 34조~36조원)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지난해 4분기(매출 32조8270억원, 영업이익 19조1700억원) 세웠던 역대 최대 실적을 한 분기 만에 다시 경신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매출은 처음으로 분기 5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약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수익성 지표 역시 이례적인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72%로, 직전 분기(58%) 대비 14%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구조적으로 ‘고수익 국면’에 진입한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다. SK하이닉스는 “비수기에도 AI 서버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AI 산업이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을 반복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D램과 낸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메모리 효율화 기술 역시 서비스 비용을 낮추고 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추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가격 환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모두에서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니라 AI 중심의 구조적 수요 증가가 가격을 지지하는 국면이라는 의미다.
제품 전략도 이에 맞춰 고도화되고 있다. HBM은 성능·수율·품질·공급 안정성을 아우르는 ‘종합 실행 역량’을 강화하고, 연내 6세대 HBM4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192GB SOCAMM2 공급을 확대하며 서버·모바일 수요를 동시에 공략한다.
투자 기조 역시 공격적으로 전환된다. SK하이닉스는 M15X 램프업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구축, EUV 장비 확보 등에 따라 올해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가 공급 역량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AI 시대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요 가시성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초고수익 실적’을 이어가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단순 경기 민감 업종에서 AI 인프라 핵심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호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혹은 공급 확대 이후 변동성이 다시 커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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